“성적수치심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느껴야 한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여성가족위원회)은 성차별적인 용어인 ‘성적 수치심'을 ‘사람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하는'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3일 대표 발의했다.

그동안 성적 수치심이란 용어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경험하는 복합적인 피해 감정을 협소화시키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성차별 용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달 24일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전문위원회도 성적 수치심 등 용어를 성 중립적 법률 용어로 변경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은 성을 매개로 한 폭력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가해자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성적수치심 등의 용어를 변경하는 한편, 촬영대상자의 동의 없이 사람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촬영한 경우 역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권인숙 의원은 "형사 사법 영역의 다수 법령에 성차별적 용어가 존재한다”면서 “지금도 수사기관에서는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 묻고, 법원은 불법 촬영 피해의 사진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만한 부위를 담고 있는지를 성범죄 유·무죄의 판단 근거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수치심’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느껴야 하는 감정”이라며 "성범죄 피해자에 대해 편견을 유발하는 성차별적 용어를 바꾸는 것이 피해자 보호의 시작"이라고 법안의 취지를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강득구, 강민정, 권인숙, 김철민, 남인순, 박성준, 송영길, 송옥주, 유정주, 윤영덕, 이탄희, 조승래 의원(가나다순)이 공동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