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비하 하면서 존중 받을 순 없어
자부심 갖고 당당하고 크게 전달해야
메러디스 파인먼 저 ‘자랑의 기술’

‘자랑의 기술’ 저자 메러디스 파인먼 ⓒ메러디스 파인먼 트위터(@MeredithFineman)
‘자랑의 기술’ 저자 메러디스 파인먼 ⓒ메러디스 파인먼 트위터(@MeredithFineman)

“사람들은 말한다. ‘자랑하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느니 그냥 묵묵히 일만 할래요.’ 그러나 자랑도 일의 한 부분이다. 일만 잘하는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건 자랑의 기술이다. 비난을 각오하고 앞에 나서기, 올바른 표현 찾기, 자기 긍정하기, 자신감 드러내기. 당신은 경력을 쌓는 내내 이런 것들을 연습해야 한다.”

‘자랑의 기술’(원제 ‘Brag Better’, 문학동네)을 쓴 메러디스 파인먼은 “자랑은 스스로의 진가를 발휘하는 행위며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책의 부제는 ‘21세기 뉴타입 일개미가 반드시 익혀야 할 성공 공식’이다. 파인먼은 말한다. “자랑? 통념에 어긋나다 보니 사람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일이다.” 마이티 포스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어맨다 허슈의 말도 빌린다. “여성들은 자기 업적을 내세우기보다 축소해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 특히 여성이 자랑을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랑을 하면 비난의 타깃이 될까봐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자랑은 스스로 스포트라이트 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약점을 노출하는 일과 같다. 인간이기에 우리는 평가 받고 상처 받는 걸 꺼린다. 비난의 타깃이 되기 쉬운 상황에 처하는 건 무서운데다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성공담을 털어놓는 다른 여성에게 영감을 받았다면서도 자기 목소리는 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자랑을 꺼릴 뿐 아니라 툭하면 실제보다 자신을 깎아 내리려 한다고 꼬집었다. 파인먼은 허슈의 말을 인용해 “대체 언제부터 자기 비하가 에티켓이 되었느냐”고 묻는다. 왜 매너를 지킨다는 이유로 자기 능력을 축소하느냐는 것이다.

파인먼은 그러나 겸손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자기를 낮추고 비하하면서 존중 받고 인정 받기를 바랄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노력 중이다’ ‘시도 중이다’는 금물이라며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상대방은 당신이 그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고 일갈한다.

‘뻔뻔하게 홍보하자면’ ‘자랑하고 싶진 앉지만’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우리들 대부분은 불편하거나 불안할 때, 자랑하면 안될 것같을 때 그렇게 말하도록 배웠지만, 이런 표현은 가면을 쓴 자학으로 ‘난 무능해’ 못지 않게 해롭다고 단정했다. 파인먼은 그러면서 자랑의 기술은 마음에서 시작한다고 이른다. 자랑하자면 자신의 업적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는 논리다.

'자랑의 기술'(원제 'Brag Better')
'자랑의 기술'(원제 'Brag Better')

 

그는 자랑의 세가지 핵심 요소로 ‘당당한 태도, 커다란 목소리, 치밀한 전략’을 꼽았다. 이 세 가지만 갖추면 원하는 커리어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조언이다. “나를 내세우는 순간 저격 당하고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지만 거기에 휘둘리지 않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괴로운 경험도 결과적으로는 이득이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시작해 반복하자”고 제언했다.

파인먼은 계속해서 강조한다. “다른 사람의 심기를 건드려도 괜찮다. 특히 여성은 누군가의 분노를 유발하는 상황을 무서워 한다. 강하고 단호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태도를 분명히 밝히고 성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당신의 의견이나 메시지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논쟁이 일어날 것같아도 열정이 있다면 입을 다물지 마라. 반발을 각오해야겠지만 준비를 완벽하게 해두면 다른 사람의 분노를 일으키는 행동도 변화의 싹이 되곤 한다.”

그는 또 “댓글은 읽지 말고 악플러는 상대하지 말라”고 알려준다. 댓글창은 인간의 가장 잔인한 면모를 보여주고. 때로는 무반응이 가장 강력한 반응이라는 설명이다. 책은 때로 지나치다 싶을 만큼 노골적이지만, 일만 잘하면 되겠거니 하며 ‘조용한 실력자’로 사느라 속이 문드러지는 이들의 가슴엔 충분히 가 닿을 만하다.

메러디스 파인먼은 미국의 기업인 겸 작가다. 리더와 전문가의 능력을 계발하는 ‘파인포인트’를 설립하고, ‘자랑의 기술 부트캠프’ 운영을 통해 여성 CEO와 전문가의 발전을 돕는다. ‘하버드비지니스리뷰’ ‘포브스’ 등에 기고하고 지속 가능한 패션을 주제로 하는 팟캐스트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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