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이레나 단켈만 WEDO 여성과 환경분과 자문위원

취사·재배 등 물노동에 시간뺏겨

전세계 빗물 이용하는 기구 설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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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80%가 물과 관련된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만 덜어줘도 여성의 노동 상당 부분을 줄여주는 것이죠.”

지난 1일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성, 젠더 그리고 환경'을 강의한 이레나 단켈만 WEDO(세계여성환경개발기구) 여성과 환경분과 자문위원은 강의가 끝난 후 만난 자리에서 “대부분의 사회에서 여성과 소녀들이 취사, 목욕, 청소, 건강, 위생 유지, 작은 가축 사육과 작물 재배를 위한 모든 물을 댄다”며 “깨끗한 물을 얻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냄으로써 여성은 돈벌기와 교육을 포함한 다른 활동을 할 시간에 제약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의에서 단켈만씨는 벨라 압죽을 비롯한 에코페미니스트들의 논의와 지역 여성들의 풀뿌리 운동, 환경정책에 여성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내용 등을 강의해 학생들로부터 다양한 질문을 끌어냈다.

현재 네덜란드의 니즈메겐(Nijmegen) 대학에서 생물학 교수로 일하는 단켈만씨는 '지속 가능한 발전' 개념을 대학의 교과과정에 포함시키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함께하고 있다. 환경운동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환경문제에 일찍 눈뜬 이후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1978년부터 히말라야, 인도, 나이로비, 아프리카 등지를 다니며 물, 환경이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긴밀하게 관찰해 왔다.

특히 1985년 나이로비에서 열린 컨퍼런스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여성환경운동에 참여했다.

단켈만씨는 현재 물 이슈와 관련해 진행중인 사업으로 UNEP의 '히말라야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는 빗물을 받아 식용이나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베스트' '펌프' 라 불리는 기구를 전세계 여성들이 있는 곳곳에 설치하는 것이다.

지난 27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와 국제환경 NGO 소속 활동가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UNEP(유엔환경계획)와 지구시민사회포럼 한국위원회(공동대표 강영훈·박영신·박은경) 주최로 열린 '제5차 지구시민사회포럼'의 참석 소감을 물으니 “아주 만족했다. 특히 젊은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 큰 성과”라며 포럼 개최의 의의를 전한다.

그는 포럼기간 동안 여성환경연대가 주최한 여성환경회의에 참석해 물 서비스의 사유화가 여성의 빈곤, 생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하고 물 정책의 젠더 주류화와 안전한 물과 토지에 대한 여성의 접근권 확보를 역설했다.

현재도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잊지 않기 위해 교통편을 택할 때나 슈퍼에서 물건을 하나 구입할 때도 어떤 방법이 덜 환경파괴적인지 고민한다는 그는 “물은 전세계의 문제다. 남쪽 국가와 마찬가지로 북쪽 국가도 물이 부족하고 오염되어 먹는 물을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물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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