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시·소설·수필 모은 ‘백석 정본’ 한정 판매
책 구입하면 백석 초상 담긴 유리문진 증정

일본유학 시절의 백석(왼쪽)과 영어교사 시절의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의 시인 백석(1912~1996)이 교보문고의 ‘올해의 아이콘’으로 선정됐다. 교보문고는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올해의 아이콘’으로 백석 시인을 선정하고, 그의 산문과 시를 합본한 한정 소장본을 제작, 판매한다고 밝혔다.

2020년 ‘올해의 아이콘’은 ‘이방인’과 ‘페스트’의 작가 알베르 카뮈였고, 지난해 아이콘은 ‘신곡’으로 유명한 13세기 이탈리아 작가 단테 알리기에리였다,

올해로 탄생 110주년을 맞은 백석 시인은 평안북도 정주 태생으로 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돼 등단했다. 본명은 백기행이지만 필명인 백석으로 널리 알려졌다. 1935년 첫 시 ‘정주성’을 발표했고, 다음해인 1936년 첫 시집 ‘사슴’을 출간했다. 이후 함흥의 영생여자고등보통학교에 부임했다가 얼마 안돼 만주로 떠났다.

북만주 산간 오지를 다니며 측량보조인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가 광복 후 신의주를 거쳐 고향인 정주로 돌아왔다. 백석의 시는 당대 어떤 유파에도 속하지 않은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는 평을 받는다. 고향의 자연과 풍속, 사람들을 대상으로 썼지만 단순히 하나의 풍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사람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계를 그려냈다는 것이다.

쉽고 편안한 시어로 누군가에게 말하듯 자연스럽게 써내려간 시들은 시공간을 넘어 읽는 이의 마음을 아련하게 만든다. 고향을 떠나 먼 이방을 헤매는 이의 외로움을 그린 대표작 ‘흰 바람벽이 있어’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장 사랑하는 시’로 꼽힌다.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 전동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 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쓰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 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나/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중략>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후략>

교보문고는 백석 시인을 ‘올해의 아이콘’으로 선정함에 따라 등단작인 단편 ‘그 모와 아들’부터 분단 이전 마지막 발표작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까지 백석의 시와 수필, 소설을 한 권으로 묶은 ‘백석 정본’을 한정 판매한다. 또 ‘백석 정본’을 구입하는 사람에겐 교보문고 매장에서 책의 날 기념 마그넷을 한정 수량으로 증정한다.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사람은 백석 초상이 담긴 마그넷과 유리 문진을 사은품으로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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