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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장·정치학 박사▶

단도직입적으로 묻고싶다. 당신은 향후 4년간 나를 대변해 줄 '국회의원'을 찾았는가? 숙제를 미루듯이 마지막 순간까지 주저하지 않기를 바란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을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밥을 먹을 것인가 빵을 먹을 것인가, 오늘 직장에 나갈 것인가 말 것인가, 살 것인가 말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선택이 너무 어렵거나 망설여질 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서로 충돌할 때, 그리고 무엇이 최선인지 알지 못하거나, 선택 그 자체에 관심이 없을 때 우리는 '선택하지 않을 것'을 선택하게 된다.

기권이 그것이며, 다른 순간 또는 다른 사람에게 선택의 권리를 유보하게 된다. 여기서 문제는 바로 '나'의 선택이 아닌, 그들의 선택은 예외 없이 '최악의 선택'이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나의 선택은 무엇이었던가? 찬성과 반대의 틈에 끼여 왜 찬성이고 왜 반대인지…. 여기저기 토론의 장이 열리고, 마구 쏟아지는 생각과 주장들 속에서 혼란만 더해졌다.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찬성과 반대. 그들간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과 나의 차이는 또 어디에 있는지? 우선 차이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나서야 나의 생각이 있을 것이 아닌가. 내 자신이 생각 없이 여기저기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남이 하는 말이 잘못된 것인지, 일리는 있는 말인지, 그리고 그들의 말에 동의를 하는지 않는지를 묻는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가능할 것이고, 전달할 내 생각이 있어야 정치, 즉 대화의 장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와의 차이 인식, 입장 정리, 그리고 나의 주장과 설득 등이 대화의 기본이다. 이 말 저 말 생각 없이 성급하게 내뱉을 일이 아니다. 바로 돌아서서 후회할 말을 내뱉고, 금세 바꿀 생각을 남발한다면 상황만 더욱 어렵게 만드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 이제는 한 번 더 생각하고 내가 미처 고려하지 않았던 점에 대한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선택과 참여를 위한 숙고가 필요한 때다.

곧 국회의원 후보초청 토론회가 지역별로 개최된다.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 수많은 질문과 답변들이 쏟아질 것이다. 나에게 질문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물을 것인가?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의 생각, 이념, 인간 됨됨이 등을 점검해야 하는데, 무엇으로 할 것인가? 혹시 호주제에 대한 그의 입장이 어떠한지 확인했는가? 가사와 자녀교육에 대한 기여도? 청년실업? 고교평준화? 농업개방? 국민연금제도 개선 방안? 보안법 철폐 아니면 이라크 파병? 탄핵정국 속으로 모든 것을 몰아넣은 정치권의 혼란으로 모두 넋을 잃어 선택하지 말아야 할 것을 선택한다면 지금보다 나은 변화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정치적 대화의 장에서 무참히 짓밟힌 '여성참여 확대 방안'에 관한 논의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대신하여 내 삶을 살려고 작정한 사람들이 도처에 깔려 있음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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