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제48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제48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아무리 소수자, 약자 프레임을 지속해도 이미 여성이 절대 약자라거나 장애인이 절대 선자라는 프레임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9호선에서 폰으로 머리를 찍다가 구속된 여성은 여성이라서 약자도 강자도 아니다. 그냥 이상한 사람인거고, 장애인 시위에서 임종지키러 간다는 시민에게 버스타고 가라는 분은 장애인이라서 선자도 악자도 아니다. 그냥 이상한 분”이라고 썼다.

그는 “소수자 정치의 가장 큰 위험성은 성역을 만들고 그에 대한 단 하나의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게 틀어막는 것에 있다”며 “이준석을 여성혐오자로 몰아도 정확히 여성혐오를 무엇을 했는지 말하지 못하고, 장애인 혐오로 몰아도 무슨 장애인 혐오를 했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왜냐하면 지금까지 수많은 모순이 제기됐을 때 언더도그마(힘의 차이로 선악을 판단하려는 오류) 담론으로 묻어버리는 것이 가장 편하다는 것을 학습했기 때문”이라며 “치열하게 내용을 놓고 토론하기 보다는 프레임전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안에서 정작 소수자 정치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해당 성역의 PC(정치적 올바름) 강도만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은 담론을 건드리기를 싫어하게 되고 주제 자체가 갈라파고스화 돼버리는 방식으로 끝난다”며 “스테레오타이핑(전형화)해서 가스라이팅하는 시대가 지났는데 그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결국 정의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 아무리 여성주의를 외쳐도 광역단체장 상당수와 당대표까지 성비위로 물러나는 것이 우연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그 담론을 포기 못하고 계속 들고 가는 것이 복어 파라독스(역설· 복어는 맛있다와 독이 있다)다”라고 썼다.

앞서 최근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요원 등을 적극 투입해 서울지하철의 수백만 승객이 특정 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이준석 대표의 페이스북 글은 혐오 문화를 조장하는 21세기의 나치와 다름없다”며 “이준석 대표는 여성혐오 발언 등으로 소수 세력과 다수 세력을 갈라치기 전선을 만드는 것에 대한 분명한 윤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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