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경영'으로 해냈다

이 시대 성공한 여성기업인의 필수 덕목은 무엇일까. 지난 달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여성벤처성공사례발표회'(한국여성벤처협회 주관)에서 연사로 나선 여성CEO들은 한결같이 '위기대처능력''트랜드예측력''인재관리능력''자금스케줄관리''커리어네트워크' 등을 들었다. 이 날 성공모델로 선정된 5명의 여성 CEO들은 “여성이기에 부딪히는 한계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감성도 갖고 있다”며 21세기 지식기반산업에 있어서 '감성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IMF와 같은 '위기상황'을 '기회'로 만드는 데는 “직원들과의 끈끈한 믿음과 팀웍이 돌파구가 됐다”며 '가족경영'의 핵심으로 'CEO마인드'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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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자 (주)우암닷컴 대표이사

기술투자로 위기 극복

송혜자 사장이 운영하는 우암닷컴은 매출 40억원의 전문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 현재 연별, 월별, 주별, 일별, 시간별 최대(최소) 전력 예측치를 예측하는 최첨단 시스템을 개발해 기상청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송 사장은 93년 나이 27세, 자본금 2000만원으로 공장자동화 즉,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분야에 뛰어들었다. 시스템통합(SI)으로 회사가 안정단계에 접어들자 송 사장은 “자체 솔루션이 없으면 더 이상 발전이 없을 것”이라며 그 동안 벌어둔 돈을 몽땅 쏟아 붓고 자체 브랜드 개발을 시작했다. IMF 때, 송 사장은 오히려 연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한 것. 그리하여 영상메일, 영상회의, 영상전화, 영상채팅 등이 가능한 화상솔루션 '래이브컴스'를 탄생시켰다. 송 사장은 “남들이 움츠렸을 때 더 멀리 도약할 수 있다”며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투자로 성공입지를 굳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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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숙 이쓰리넷(주) 대표이사

변화 트렌드를 읽어라

20억원대의 모바일 게임업체 '이쓰리넷'을 경영하는 성영숙 사장은 지독한 일벌레다. 대학 1학년 때인 80년대 초반에 9단인 주산 실력으로 외삼촌이 빌려준 50만원으로 당돌하게 학원 사업을 시작해, 학업, 가사, 사업을 하루 3∼4시간씩만 자면서 꾸려나갔다. 20년간 실패 없이 사업을 영위해 오다, IMF를 맞고 1999년 재도약을 시도하게 된다. 이 때 성 사장은 인터넷 사업이 미래사업을 주도할 것을 예측, 수백 곳이 넘는 세미나를 아침저녁으로 탐방하며 IT(정보기술) 실력을 쌓았다. 그런 실력으로 기업용 솔루션(소프트웨어)업체 이사, 부사장을 거쳐 게임업체 CEO에 올랐다.

성 사장의 회사가 현재 KTF 등에서 인기 있는 모바일 콘텐츠로 각광받기까지는 “지금의 트렌드가 어디로 흘러 갈 것인지에 대해 준비를 했기 때문”이라고 성공비결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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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숙 (주)베베하우스 대표이사

'직원=가족' 행복일터

육아전문 최대 포털사이트 베베하우스(www.

bebehouse.com) 대표인 전미숙 사장. 오랜 기간 매체에 글을 기고한 인연으로 1995년부터 종합미디어기획회사 에디피아21을 경영하다 여성, 육아 관련 콘텐츠 등 전문적인 인터넷 사이트 오픈을 추진한 것이 베베하우스.

베베하우스는 콘텐츠, 커뮤니티, 쇼핑몰 등 인터넷 비즈니스의 필수 요소들인 3C가 확실한 시너지를 일으켜, 특히 2002년 하반기부터는 국내 육아포털업체 중 유일한 흑자전환 쇼핑몰이 됐다. 또한 맞춤정보 이메일 서비스, 소비자 모니터링 등의 특화 맞춤서비스가 소비자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소설가를 꿈꾸던 그가 육아 포털 사업에 뛰어들어 흑자전환을 이룬 데는 직원들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이 컸다. “직원들과 그 가족의 행복까지 내게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까 밤도 잊고 일할 수 있었다”며 CEO 마인드에 대해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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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 (주)제토스 대표이사

CEO는 마스터 플래너

“CEO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스케줄보다 자금 스케줄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핵심 고부가가치 산업인 반도체를 이용, 초음파 터치비전, 휴대용 입력장치, CIS 모듈, 플라즈마를 응용한 칫솔 살균기 등을 개발한 제토스의 이황 사장은 CEO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금수급 능력'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최고의 두뇌들과 팀을 이뤄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자금이 없다면 시장진입이 늦고, 결국 포기하게 된다는 것. 또한 트렌드를 잡아내 제대로 기술개발을 시도하기 위해서도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필립스나 KT 등에 물품을 납품하게 된 이 사장은 “이제 벤처의 거품이 빠진 상황에서 아이템이나 기술로 승부할 순 없다”며 “창업시 3년간의 마스터 플랜과 시스템만 갖춰져 있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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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희 SERVICE ABOUT 대표이사

커리어네트워크 활용

21세기 서비스 테마는 '고객만족이 만족할 때까지'이다. 따라서 기업에게 요구되는 서비스의 질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가고, 이를 길러줄 서비스컨설턴트의 역할도 점차 중요하게 여겨지는 추세. '서비스 어바웃'은 유수 공공기관, 병원, 기업, 학교 등지에서 서비스 마인드와 비즈니스 매너 교육을 담당하는 유망한 업체다.

장 대표는 소속 CS강사에서 프리랜서를 선언, 개인 서비스 컨설팅 업체를 차린 경우다. 근무형태를 직원에서 투잡스, 프리랜서, 창업으로 두루 경험한 장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라고 말한다. 프리랜서의 세계는 냉정하다. 실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 또한 “자신의 커리어를 '브랜드화'시키고 최대한 네트워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장 대표는 “명성과 브랜드도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감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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