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마리우폴에 인도적 통로 개설 제안
유엔,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 900명 넘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부상한 민간인을 주민들이 옮기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부상한 민간인을 주민들이 옮기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치열한 시가전이 시작되며 도시 함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세력 등이 도시 중심부까지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격렬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군이 도시 내부로 더욱 깊숙이 진격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도시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군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적군의 규모는 우리보다 크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점령하게 되면 러시아 침략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의 대도시를 점령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친러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과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까지 회랑이 완성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를 완전히 차지하게 된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유럽에서 가장 큰 야금 공장 가운데 하나인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차지하기 위해 전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제철소 시설 대부분이 파괴됐다.

BBC는 400여명이 대피했던 예술학교에 러시아군이 포격했다고 마리우풀 시의회를 인용해 보도했다. 사상자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마리우폴 당국은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2500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5일 동안 4만명의 시민이 러시아군 공격을 피해 도시를 떠났고, 2만명이 대피를 기다리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마리우폴에 인도적통로 개설 제안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에서 21일(현지시각) 동서로 향하는 인도주의적 통로를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미하일 미진체프 장군은 성명에서 당초 우크라이나군과 외국인 용병들이 무기를 버리고 떠날 수 있도록 모스크바 시각으로 10시부터 통로를 개방할 것을 제안했다.

도로의 지뢰 제거 후, 그는 식량, 의약품, 기타 물자를 실은 인도주의적 호송차량이 12시부터 양 방향에서 도시로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3만 명에 이르는 민간인들이 그곳에서 인질로 잡혀 있으며, 만약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시각으로 5시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동쪽이나 서쪽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우폴에서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려는 노력은 러시아가 포격을 재개하면서 빠르게 무산됐다. 마리우폴 시민 수천명이 식량과 물, 의약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지하에서 대피 생활을 하고 있다.

유엔, 민간인 사망자 900명 넘어...1000만명 이상 피란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간인 사망자가 900명을 넘어섰으며 우크라이나 인구의 1/4이 국내외로 피란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9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최소 902명이 사망하고 145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마리우폴 등에서 보고가 들어오면 사망사수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민간인 사상자 발생은 대부분 다연장로켓, 미사일, 전투기 공습 등에 의한 것이라고 OHCHR은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인구 1천만명이 살던 곳을 떠나 국내외로 옮겨갔다고 밝혔다고 AFP가 보도했다.

전날까지 국외 피란이 338만9044명에 이르고 이후 6만352명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피란민의 90%는 여성과 어린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국외 피란민 중 150만명 이상이 아동이고 이들이 인신매매 등을 당할 위험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등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국내에서 피란한 인구는 648만명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침공 전 우크라이나 인구는 3700만명이다.

폴란드와 체코 등 인접국에서는 난민 수용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수용 능력이 한계에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폴란드는 국립경기장을 우크라이나 피란민 등록 임시시설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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