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연례행사가 돼버린 황사, 최근 문제가 되는 새집증후군 등이 환경오염의 최대 적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백화점, 찜질방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실내공기의 오염도를 조사·평가하면서 5월부터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 질 관리법'을 시행할 계획이다.

깨끗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쉴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는 적들, 새집증후군과 황사의 실체와 대처요령 등에 대해 알아본다.

신축, 리모델링으로 머리·목·피부 등에 이상증세-벽지에 사용된 가소제, 포르말린계 접착제, 해외건축내장 맹목적 모방 등이 주범

-유해환경 기록표, 규칙적 운동 등으로 극복해야

@B2-1.jpg

▶숲 속 한 가운데 자리잡아 철량한 공기를 풍부히 확보할 수 있게 만든펜션. 이같은 주거환경을 실제 내 삶 속에 끌어들일 수 있는 대안 모색이 절실하다.

회사가 천안으로 발령이 나 천안 근처에 아파트를 분양을 받으려 한 조진섭(42·회사원)씨는 수도권에 비해 적잖은 분양가에 무척 놀랐다. 최근 새집증후군의 위험성 논란으로 시공회사들이 '환경친화 내장재'와 '단지 내 공원' 등으로 고급화된 아파트를 다투어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진섭씨는 “모델하우스를 다녀오고 나니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할 때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분양을 받아야겠다”며 마음을 정했다.

새집증후군은 명확한 연구결과는 없지만 신축된 집과 실내를 리모델링한 집에 사는 사람들이 뚜렷한 원인 없이 목과 콧속이 아프고 두통을 호소하는 등 신체의 변화를 일으키면서 제기된 증상이다.

현재까지 벽지에 포함된 가소제와 벽지·합판 등을 붙이기 위한 포르말린계 접착제가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런데 오늘날 주택에 사용되는 건축 자재는 20여 년 전부터 사용돼 온 것으로 최근 새집증후군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새집증후군의 실체와 대응전략〉(한국목재신문사)의 저자 마사노 이노우에씨는 “미국·유럽·일본의 기후풍토를 고려하지 않고 해외건축 내장을 너무 흉내낸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주택의 고단열 장치의 설치가 늘어나고 환기를 위한 창이 줄어든 건축디자인도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B2-2.jpg

◀활기를 위한 창들이 줄어든 건축 디자인도 새집증후군 주범 중 하나다. 이젠 '창'도 디자인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환경적 측면에서도 일종의 공기청정기 같은 구실을 담당함으로써, 대담할 정도로 공간을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료제공:하얀울타리목조주택>

새집증후군은 특히 집안에서 오래 생활하는 주부나 유아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 24시간 집안에서 생활하는 주부와 저향력이 약한 유아에게 유해 화합물질은 아토피성 피부염, 두통 등을 야기한다. 아직 새집증후군에 대한 국내연구가 미약한 편이라 새집증후군에 대한 판단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와 비교해 비슷한 경우로 판단하는 형편이다.

불안하기만 새집증후군. 대처할 방법은 없을까. 시중에 나와 있는 새집증후군 관련 책 <살리는 집, 죽이는 집>(안젤라 홉스 지음/열림원)을 인용해 '건강한 집 만들기'를 위한 몇가지 처방을 소개한다.

1. '기초 유해환경 기록표'를 만들자

새집증후군의 증상들은 병원에서는 괜찮다고 하지만 몸의 증상이 없어지지 않고 심지어 혈액검사가 정상으로 나온다고 해도 어딘지 모르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게다가 특정 장소나 특정 시간대에 유난히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마른버짐이나 습진과 같은 피부병을 앓는 경우, 휴일에는 괜찮아졌다가 잠을 못 자면 심해지고 하루 정도 쉬고 나면 다시 나아지는 경험을 했다면, 한 번쯤 주변환경을 고민해 볼만하다. 아마 당신의 침대가 벽 속 전기회로가 놓인 곳 바로 옆에 있을 것이다. 특정 증상들과 주변환경과의 관계를 살피기 위해서 '기초 유해환경 기록표'를 작성해 증상이 일어나는 장소와 빈도를 기록해 두자. 이런 표를 토대로 어떤 패턴이나 여건에서 몸에 이상이 생기는지 파악한다. 가령 텔레비전을 보는 것 자체보다, 보기 위해서 의자에 앉을 때 날리는 먼지가 문제일 수도 있다.

2. 유해공기 꼭꼭 막자

실내공기를 정화해서 오염의 원인을 제거해야 청정한 공기 속에 살 수 있다. 가정용 화학약품, 세탁용 가루세제는 차고나 베란다, 창고에 보관한다. 새로 산 가구는 한 동안 다른 공간에 보관해 유해기체가 날아가도록 한다. 새집증후군 유해물질로 분류되는 포름알데히드가 나올 만한 곳은 알루미늄 테이프를 붙여둔다. 선반의 가장자리, 싱크대의 밑면, 가구의 밑면까지 꼼꼼하게 밀봉해야 유해기체가 방출되는 기간 동안 우리 몸이 보호된다.

3. 운동으로 건강 신체리듬 유지하자

자신의 증상이 실내환경과 관련된다고 움츠리고만 있을 일은 아니다.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유지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 몸이 약해지면 화학물질과 전자기장이 더욱 빨리 침투한다. 휴대전화 기지국, 변전소 등 전류가 많이 흐르는 곳에서 운동은 피하고 면역체계가 약해지지 않도록 건강한 몸을 유지하자.

조유미 객원기자

cym1207@

새집증후군 실내환경 컨설팅 회사와 클리닉

@B2-4.jpg

새집증후군의 폐해가 드러남에 따라 관련 '해결사'들이 속속 등장한다. 최근 개원한 (주)이엔에치테크(02-549-7230)는 고객이 의뢰하면 실내환경을 측정·진단한 뒤 인증된 제품을 소개해준다. 전문적인 컨설턴트가 신축된 건물의 건축자재 오염물질 방출량과 실내공기질을 정밀 진단한다. 이엔에치테크 정진원 팀장은 “청소와 환기방법만 바꿔도 공기청정기가 필요 없는 집이 있는 반면, 환기시스템이 꼭 필요한 집도 있다”며 “3월 말부터 10~15만원으로 실내환경컨설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집증후군 관련 증상으로 두통·아토피성 피부염 등을 호소할 경우 한양대학병원 새집증후군 클리닉과 연계해 질병치료를 받을 수 있다. '새집증후군 클리닉'은 피부과, 호흡기내과 등 전문의 5명이 환자치료를 담당한다. 또 한양대 의대 산업공학과 김윤신 교수가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B2-5.jpg

(주)이엔에치테크 컨설턴트가 실내환경 유해물질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제공·(주)이엔에치테크>◀

조유미 객원기자

친환경 소재 사용이 최선책

-자연환기구, 공기청정기 등 그린환경시스템 개발중

@B2-6.jpg

조완제|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새집증후군 예방에는 건축자재로 포름알데히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나오지 않는 친환경소재를 쓰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유해물질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도 부족하고 친환경소재 역시 한정돼 차선책도 모색해야 한다. 일단 발생원을 제거해야 한다. 기존 자제와 성능은 동일하지만 소재 배합을 달리한 대체자제나 코팅 처리된 자제를 고르자. 2월 16일부터 환경부의 등록기관인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시행된 '친환경 건축자제 품질 인증서'를 참고하면 선택하기 쉽다. 오염물질 방출 정도에 따라 네잎클로버 마크 1개(일반)∼5개(최우수)가 달려 있다.

어쩔 수 없이 친환경자제를 사용하지 못한 새 집에 입주할 때는 '환기'와 '정화'를 해야 한다. 환기에는 문을 열어 통풍을 시켜주는 자연환기와 공기청정기를 통한 기계환기가 있다. 집에 돌아온 후에 가능하면 꼭 환기를 해줘야 한다. 요즘은 외부에서 집안 공기오염 물질 유입이 적은 시간대에 환기를 시켜줘야 하는 '자연환기'의 불편함을 고려한 그린환경시스템 개발이 이뤄진다. 창틀에 작은 공기구멍을 만들어 환기량이 적더라도 지속적으로 환기가 가능한 장치나 새집 시공부터 자연통풍이 가능한 '폼타이를 이용한 자연 환기구'도 개발중이다.

개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정화'방법은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실시하는 인증이 붙어 있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주상복합아파트와 같이 아파트 전체 공기를 관리하는 기계환기장치가 있는 경우엔 철저한 필터관리로 2차 오염원을 제거해야 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