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8일 제1회 ‘숙명 세계여성의날 포럼’ 개최
‘여성 교육’ 주제로 6개국 주한대사 대담

숙명여대는 8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눈꽃광장홀에서 제1회 ‘숙명 세계여성의날 포럼’을 열었다. 6개국 주한대사와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숙명여대 제공
숙명여대는 8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눈꽃광장홀에서 제1회 ‘숙명 세계여성의날 포럼’을 열었다. 6개국 주한대사와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숙명여대 제공

코로나19는 ‘여성 위기’가 됐다. 학교가 문을 닫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가사·돌봄 부담을 떠안은 여성과 소녀들은 교육받고 사회 활동할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6개국 주한대사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고 각국의 현황을 공유했다. “성평등하고 더 나은 미래는 여성 교육에서 시작된다”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

숙명여대(총장 장윤금)는 이날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눈꽃광장홀에서 제1회 ‘숙명 세계여성의날 포럼’을 열었다. 브루노 피게로아 멕시코 대사, 프로데 술베르그 노르웨이 대사, 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인도 대사, 달릴라 야스민 암리 수에드 르완다 대사, 마리아 데레사 비 디존-데베 필리핀 대사, 다그마 슈미트 타르탈리 스위스 대사가 참석해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과 대담을 나눴다. 코눌 테이무로바 아제르바이잔 대사 부인이 사회를 맡았다.

주한대사 6인은 “코로나19로 여성과 소녀들이 직격타를 맞았다”고 입을 모았다. 피게로아 멕시코 대사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인터넷 접속이 어려워 1년 넘게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와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둔 여성도 적지 않다”고 했다.

디존-데베 필리핀 대사는 “저소득층의 경우, 학업을 잇기보다 당장 오늘 식탁에 무언가를 올리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그러나 이들이 교육받을 기회를 놓친 여파는 클 것이다. 사회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란가나탄 인도 대사도 “여성의 학업 중단, 여성폭력도 증가했다”며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이제 연구되기 시작했고 분석이 더 필요하나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했다.

르완다 대사는 1994년 르완다 집단학살을 계기로 당시 인구의 70%를 차지하게 된 여성들이 개헌을 통해 여성 할당제를 시행하고, 세계에서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국회를 구성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의 수레에 올라타야 한다. 교육이 중요하다. 코로나19로 가장 타격받은 청년과 여성을 지원하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피게로아 멕시코 대사는 “교육은 교실에서만 이뤄지지 않으니 집과 일상이 바뀌어야 한다. 삶의 전 과정에 걸쳐 발생하는 성 불평등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제도를 개선해 문화의 변화를 견인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타르탈리 스위스 대사는 이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OECD 회원국 대상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과 스위스가 각각 29개국 중 29위, 26위를 차지했음을 언급하면서 “스위스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또 여성에게 기회와 지원을 제공하는 것만큼이나 남성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남성 육아휴직, 남성도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며 육아·가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술베르그 노르웨이 대사도 “여성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추구하고 싶어하는 만큼 남성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한다. 남성에게도 그런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전 세계 7억명 이상이 문맹자다. 끊이지 않는 분쟁과 빈곤도 불평등을 심화한다. 교육의 사회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이런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가 계속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윤금 총장은 코로나19 속 숙명여대의 비대면 강의 시행, 국내 9개 대학이 교과목을 공동 개설·운영한 사례 등을 공유했다. “그러나 대학가에 코로나19는 크나큰 도전이며, 여성 교육 기회를 늘리기 위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를 준비하고, 여성 교육 분야에서 양성평등을 위한 과제와 미래 제언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 꾸준히 열릴 수 있도록 숙명여대가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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