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모스크바에서 자신이 의장을 맡고 있는 헌법 개정 관련 실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실무회의는 이날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전면적인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을 묻는 투표를 오는 4월22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자국에 대한 제재를 한 나라들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7일(현지시각) 정부령을 통해 자국과 자국 기업, 러시아인 등에 비우호적 행동을 한 국가와 지역 목록을 발표했다.

목록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호주,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대만, 우크라이나 등이 포함됐다. 비우호국가 목록에 포함된 국가에 대해서는 외교적 제한 등 각종 제재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세계시장에서 자국산 비중이 40%나 되는 전자제품 소재인 합성 사파이어의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6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우리는 비우호적인 행동 시나리오 전개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최후의 수단으로 대응할 권리가 있다”며 합성 사파이어를 거론했다. 

합성 사파이어는 스마트폰 화면을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과 마이크로칩·발광다이오드(LED) 등을 제조할 때 사용된다. 러시아가 당장 합성 사파이어 수출을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서방의 제재가 계속되면 대응 카드로 쓸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방 국가들은 지난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올리가르히(신흥재벌)에 대한 자산동결 등 제재, 일부 러시아 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배제, 러시아의 외환보유고 접근 제한,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 등 경제 재재를 단행했다.

제재 여파로 한때 러시아 루블화 환율이 30% 가까이 폭락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려 시장금리가 폭등했다. 애플,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엑손모빌, 넷플릭스 등 서방 기업들의 탈 러시아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 정부도 러시아 일부 은행과의 거래 중단과 러시아 국고채 투자 중단,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제재 등 금융제재와 수출통제 등 대 러시아 제재 대열에 동참했다. 한국 정부는 또 우크라이나에 1천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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