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여성대회서 시상식 열려

5일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열린 제 37회 한국여성의대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성평등 디딤돌'상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5일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열린 제 37회 한국여성의대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성평등 디딤돌'상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은 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터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7회 한국여성대회를 열었다. 이날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성평등 디딤돌'상 시상식도 열렸다. 두 상은 우리 사회의 성평등과 여성운동 발전에 공헌한 개인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에 방송작가유니온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방송작가유니온이 수상했다. 방송작가 유니온은 방송작가의 노동권 보장과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단체로, 2017년 출범했다. 방송작가들의 고용안정과 노동권 보장, 임금 현실화 등의 문제를 공론화했다. 2018년에는 대구 MBC 최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해 방송작가 임금을 인상했으며 2020년 MBC에서 부당 해고된 방송작가들의 노동자성을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인정받기도 했다.  

엄정열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은 수상소감에서 "노조 활동은 참으로 힘들다. 일과 노조 활동의 병행, 전임하기 힘든 구조, 재능기부와 무급 봉사에 가까운 활동 그리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힘겨운 싸움"이라며 "이 상은 지난 5년간의 모든 활동에 대한 평가이고 전현직 임직원 그리고 전 조합원이 함께 받는 상"이라고 말했다. 함께 무대에 오른 김한별 전 지부장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지칠 때도 있었지만 상을 받게 되니까 그동안 우리가 외쳐왔던 방송 작가도 노동자다라는 구호에 정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가슴 벅차다"라고 전했다. 

성평등디딤돌상에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엄마의 성ㆍ본쓰기' 성본변경청구 허가 결정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
영화 '너에게 가는 길'

성평등디딤돌상에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엄마의 성ㆍ본쓰기' 성본변경청구 허가 결정,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이 선정됐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대표로 나온 민경남 공공운수 노조서울지부 엘지빌딩분회 사무장은 "우리의 노동은 가장 보편적이며 가장 필요한 노동이고 가정을 넘어 세상을 만들어 왔다"라며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강조했다. 또 "성별, 나이, 하는 일에 관계없이 많은 노동자들에게 평등한 일터와 세상이 함께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엄마의 성ㆍ본쓰기' 성본변경청구 허가 결정 소송을 진행한 11명의 변호사를 대표해 수상소감을 발표한 이근옥 민변 변호사는 "변호사들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판결에 주어진 상"이라며 "역사가 정말 더디게 나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저희 판결과 같은 시도들을 통해서 부성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한 균열이 더 가시화되고 있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의 수상소감은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가 발언했다. "공대위는 해소되지만 우리들의 활동은 이어진다"라며 디지털 성착취 근절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영화 '너에게 가는 길' 연출인 변규리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활동가는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소식"이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동시에 "영화에 출연한 성소수자 당사자들도, 주인공들도, 이 영화를 제작한 연분홍 치마도 그리고 열렬한 연대로 이 영화의 의미를 만들어 주고 있는 인권단체들과 관객 여러분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함께 나눴다"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특별상에 성소수자 군인 가시화한 고(故) 변희수 하사

특별상은 트랜스젠더 군인 고(故) 변희수 하사에게 수여됐다. 육군은 변 하사에게 강제 전역 처분을 내렸으나 법원은 성 확정 수술을 심신장애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고인을 대신해 수상한 김겨울 트랜스해방전선 대표는 "2년 전 변 하사는 용기로 트랜스젠더 여성이 어디서든 살아갈 수 있음을 알려줬다"라고 말했다. 또 "변 하사의 노동권과 시민권을 강제로 빼앗았던 군의 반성과 사과, 개혁을 촉구한다. 특히 국방부가 변 하사의 사망 시점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순직 처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