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능단체를 가다] 3 :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인터뷰] 이선심 제24대 회장
“미용은 겉모습뿐 아니라 내면까지 치유”

여성직능단체 간담회 모습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여성직능단체 간담회 모습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미용은 아름답게만 보이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미용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기도 하고 미용기술로 국위를 선양한다.

사단법인 대한미용사회중앙회(이하 미용사회)는 1945년 임의단체로 출발해 1957년 미용사회를 발족했다. 초대 회장은 1957년 4월에 취임한 박계국씨다. 현재는 2020년 9월 취임한 이선심 제24대 회장과 함께 부회장단에는 정태랑·유금자·서선이·하찬선·한임석·황애자·원명자·김현자·이옥규·박정조씨 등이 활동하고 있다.

미용사회 회원은 전국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대표자들이며 약 7만4천여명이다. 중앙회 산하에는 미용미술·반영구메이크업·두피모발 등 다양한 위원회가 구성돼 회원들의 활동을 지원 중이다. 미용사회는 회원들에게 미용계의 빠른 트렌드 변화를 전달하기 위해 OMC(Organization Mondial Coiffure)에 가입해 회원국 간의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 또 1983년 창간된 ‘미용회보’를 통해 협회 소식, 기술정보, 제품정보 등을 회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미용사회는 1998년과 2016년에 전 세계 미용인들의 올림픽인 ‘헤어월드 대회’를 열었는데 이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2회 개최국이었다. 또 2014년 독일대회, 2016년 한국대회에서 종합우승해 미용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이바지했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임직원 단합대회 모습.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임직원 단합대회 모습.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남성커트 미용실 쟁취에도 앞장서고 있다. 과거 1988년도까지는 이발소가 미용실보다 많았다. 하지만 현재 이발소는 2만해 이하인 반면 미용실이 10만개 이상이다. 또 미용사회는 규제프리존 대기업 미용실 진출을 제지하기도 했다. 2016년 3월 정부·국회·충청북도가 추진한 규제프리존 내 미용사 면허 없이 미용실 운영이 가능한 특별법을 미용사회의 강력한 반대 투쟁으로 특별법에서 미용조항을 삭제했다. 태평양·LG미용실 등 대기업 미용실의 진출도 제지했다.

현재 미용사회에서는 미용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제안과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우선 정부의 위탁을 받아 전국의 모든 미용실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법정위생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용 트렌드 기술 개발을 위해 중앙회 소속 500여명의 기술 강사가 활동 중이다. 특히 미용사회는 OMC 헤워월드대회에 국가대표를 파견해 K-뷰티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인터뷰] 이선심 제24대 회장

“미용은 아름다움 더불어 내면까지 치유”

이선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회장 ⓒ홍수형 기자
이선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회장 ⓒ홍수형 기자

이선심(66)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제24대 회장은 “미용은 겉만 아름답게 하는 것이 아니고 내면의 세계까지 치유해준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미용인은 아름다움만 시현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어루만져줄 수 있다”며 “실제로 사회복지사분들이 미용 자격증을 따서 복지 미용사로 활동하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돌봄을 할 때 미용을 할 줄 알면 유대감도 생성돼 복지 효과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건국대 미생물공학과 향장생물학전공을 한 이학박사다. 그는 숙명여대 사회교육대학원 미용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주임교수, 서정대 뷰티아트과 부교수를 역임했다. 또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미용사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정화예술대학교 특임교수·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을 지내고 있다.

17일 서울 서초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주중에는 협회 업무를 보고 주말에는 하루를 반납해 개인 영업장으로 출근한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협회 일이 주말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토요일 하루 동안은 10년, 20년 단골 고객들 머리를 해드린다. 거의 영원한 친구와 가족들”이라며 “회장이라고 해서 일을 아예 안 하면 미용 트렌드를 놓치고 기술 감각을 잃게 되는데 그럼 금세 도태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이선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회장 ⓒ홍수형 기자
이선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회장 ⓒ홍수형 기자

 

-올해 협회에서 꼭 이루고 싶은 계획은?

“우선 뷰티산업 진흥 관련 법률을 제정하는 것과 반영구메이크업의 합법화를 추진하려고 합니다. K-뷰티 분야도 이미 화장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제는 미용분야 차례입니다. K-뷰티가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정부의 시각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 시초가 뷰틴산업진흥법 제정인 것입니다. 반영구 메이크업은 이미 시술 받은 사람이 1천만명 이상으로 추산될 만큼 우리 사회에서 보편화된 미용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이라는 규제로 인해 미용인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시술을 받은 국민을 범죄에 동조한 것처럼 봅니다. 저희 미용사들은 타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눈썹·입술·두피 등에 반영구 메이크업을 합법화해달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미용사회 지부·지회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하나로 만드는 것입니다. 미용인들이 지금보다 좀 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반영구메이크업과 타투의 차이는?

“타투는 피부 깊숙한 진피층에 새기기 때문에 영구적입니다. 제거하기 위해서는 레이저 수술을 받아야 하고 완벽히 복원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진피층까지 접근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도 많은 주의가 요망되기도 합니다. 반면 반영구메이크업은 표피층에 소량의 물감을 삽입하는 시술로 1~2년이면 희미하게 지워집니다. 미용의 영역에 있는 눈썹·입술·두피 등을 다루며 시술에 대한 위험성 낮은 반영구 메이크업을 현행 공중위생관리법 미용사업무영역에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어떻게 미용의 길을 걷게 되셨습니까?

“처음에는 부모님이 미용을 하는 것을 반대하셨습니다. 그래서 숨어서 미용 기술을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부모님 나이가 되니까 왜 반대하셨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미용이라는 직업 자체가 싫어서 그러신 게 아니라 한 번 시작하면 완전히 몰두하는 저의 성향을 알고 계셨기 때문에 너무 힘들까봐 걱정하신 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미용학교에 갔고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미용에 사용되는 많은 화학제품 등을 연구하면서 공부에 매진했고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교육할 때도 양질의 수업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박사과정까지 밟게 됐습니다. 지금은 교육과 함께 미용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리더로 자천타천으로 나서게 됐습니다. 미용인으로 살아오면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현장에 있는 동료, 후배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여성 미용인으로서 겪었던 어려움은?

“미용이라는 직업 자체가 늘 공부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새로운 제품과 기기가 나오고 트렌드에 따라 익혀야할 기술도 많습니다. 더구나 저는 일을 하며 학위 공부를 병행하다보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가정에서 아내의 역할과 아이들의 교육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희 세대도 일하는 엄마는 슈퍼우먼이어야 했던 것입니다.”

-정부에 바라는 점은?

“미용업에 종사하는 여성은 약 85%입니다. 유리천장 등 사회적으로 큰 차별 없이 자기 숍을 운영하며 정년 없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서 미용업은 여성의 직업군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용 대회를 나갈 때도 국가의 지원이 없어서 개인 사비로 충당합니다. 여건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용인들이 국제미용경진대회 등 각종 세계 대회에서 미용 기술로 국위를 선양하는데 미용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라에서 우리 미용인들의 진가를 잘 알아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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