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핵협상, 우라늄·동결자금 문제 우선 논의

미국과 이란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여러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으며 수감자와 우라늄농축, 동결자금 해제 문제가 우선 논의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각) 외교관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합의의 완전한 준수까지 단계적으로 취할 상호 조처가 포함된 합의문 초안을 전했다.

20쪽이 넘는 합의문 초안에는 이란이 5%를 초과하는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것을 포함한 단계에서 시작해 이후 일련의 조처가 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 미국 등의 대표단은 세부안 마련을 위해 협상하고 있으며 상당한 부분은 합의에 이르렀지만 민감한 문제들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핵합의 복원 협상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협상 서명국들이 이란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미국은 나머지 국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합의문 초안에는 한국에 묶인 한국의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의 동결 해제, 이란에 억류된 서방 인사들의 석방이 포함된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한국의 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미국이 2018년 핵합의 탈퇴 후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 계좌가 동결됐고, 한국에서 받아야 할 약 70억 달러의 대금이 묶여 있는 상태다.

지난 2015년 미국을 비롯해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및 독일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이 맺은 이란 핵합의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핵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로이터는 합의를 도출한 뒤 첫 단계적 조처를 시작하고 합의 상 마지막 상호 조처의 시행까지는 1개월에서 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의 원유 수출과 관련해선 제재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대신 미국이 제재 적용의 면제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합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미 행정부는 이란 핵합의 도출 후 90일에서 120일 간격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에 대해 제재 면제 승인을 내줬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핵합의 탈퇴 후 면제 승인을 중단, 이란의 수출길을 막아버렸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에서 다시는 탈퇴하지 않을 것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서방은 이를 담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의 힘든 과제로 남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은 이와 관련해 불탈퇴 보장이 힘들다면 미국의 합의 위반 시 우라늄 농축도를 60%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교관들은 몇몇 민감한 제재 해제를 위해 이란과 미국 당국자가 직접 만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움직임은 협상의 마지막에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