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 반성...재발 없도록 만전 기하겠다”
개선 성과·과제도 발표...81개 중 62개 이행
예술인권리보장법 시행령·시행규칙 9월 마련
예술인 권리보장 전담조직 설치 등 추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성과와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성과와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성과와 과제를 발표했다. 피해자들에게 재차 사과했고, 피해 보상과 예술인 권리보장 제도 정비도 약속했다. 

황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성과 발표’ 브리핑을 열고 “정부 차원에서 반성하는 자리”라며 “문화예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고 침해하는 것은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의미로,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1월 21일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합의부(부장판사 김성원)는 사단법인 한국작가회의 외 120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피해자들에게 1명당 1000만원, 실제로 지원 배제됐던 피해자들에게는 1명당 1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1년 8월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재판장 박석근)는 창비 등 11개 출판사가 낸 국가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문학동네를 제외한 10개 출판사에 총 1억1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황 장관은 “이 판결이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회복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지난 5년간 블랙리스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예술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후속 사항을 이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또 황 장관은 “정부는 2017년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를 출범한 이듬해 발표한 제도개선 권고안에 담았던 81개 세부과제 중 70% 정도인 62개 과제를 모두 이행하고 나머지도 추진·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블랙리스트 사태 재발을 막고자 민관이 함께하는 제도개선이행협치추진단을 구성했다. 그 성과로 ▲2018년 5월 신뢰 회복을 위한 ‘새 예술정책’ 수립·발표 ▲2021년 3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율운영 보장 공동선언’ 채택 ▲예술인 피해 신고 상담 창구 운영과 피해 예방 지원 ▲2020년 12월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도입 ▲2021년 9월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 등을 제시했다.

문체부는 △오는 3월 블랙리스트 사건 및 제도 개선 관련 백서 발간 △피해자 보상과 명예회복, 심리치료 지원 △9월 예술인권리보장법 시행령·시행규칙 마련 △예술인 권리보장 전담 조직 설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황 장관은 “문화예술 현장과 문체부, 문화예술기관이 함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분명히 있었다”라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후속 조치를 책임 있게 수행하겠다”라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황 장관이 직접 전 정권의 문제를 거론하며 사과한 데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황 장관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로 다녀와 자가격리로 불가피하게 늦어지긴 했지만 (정치적) 의도는 없다”며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성과가 아니라 야당까지 포함한 정치권 모두의 공통된 성과다. 이 발표를 계기로 정치권의 특정 정당이나 세력이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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