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강제 노역 피해자 고(故)  박해옥씨.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제공
일제 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강제 노역 피해자 고(故) 박해옥씨.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제공

일제 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강제 노역 피해자 박해옥씨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은 박씨가 전주 요양병원에서 투병하다 별세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순천남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만 14세에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로 동원됐다. 일본인 교장은 학교 교사였던 박씨의 언니를 가리키며 “네가 앞장서야 하지 않겠냐”, “부모가 경찰에 잡혀가게 될 것”이라며 협박했다. 고인은 가족들이 해를 입을까봐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생전 고백했다.

고인은 미쓰비시중공업에서 임금도 못 받고 강제 노역을 하다 해방 후 귀국했다. 지원 단체의 도움으로 1999년 3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2008년 11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패소했다. 굴하지 않고 2012년 10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광주지법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2018년 11월 대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는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도 공식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 함께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5명 중 김중곤씨, 이동련씨가 세상을 떠나 이제 김성주(93), 양금덕(92) 씨만 생존해 있다.

빈소는 전주 예수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18일 발인해 전주 인근 호정공원묘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유족으로 2남 2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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