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친족살해범 와심 아짐
2016년 여동생 살해해 무기징역 선고
최근 부모 탄원으로 무죄 판결...현지 들썩

파키스탄의 페미니스트이자 SNS 스타였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친오빠 와셈 아짐이 2016년 체포돼 현지 언론의 질문을 받고 있다.  ⓒShutterstock
파키스탄의 페미니스트이자 SNS 스타였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친오빠 와셈 아짐이 2016년 체포돼 현지 언론의 질문을 받고 있다. ⓒShutterstock
지난 7월 15일 파키스탄의 페미니스트이자 SNS 스타인 찬딜 발로치(26)가 친오빠에게 목을 졸려 명예살인당했다. ⓒ박규영 디자이너
지난 7월 15일 파키스탄의 페미니스트이자 SNS 스타인 찬딜 발로치(26)가 친오빠에게 목을 졸려 명예살인당했다. ⓒ박규영 디자이너

파키스탄의 페미니스트이자 SNS 스타였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친오빠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부모가 재판부에 선처를 탄원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보도를 보면, 2019년 동생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파키스탄 남성 와셈 아짐이 최근 부모의 탄원서 제출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아짐은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석방될 예정이다.

아짐은 2016년 파키스탄 펀자브주 물탄시 근처 자택에서 친동생 찬딜 발로치(당시 26세)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와짐은 경찰 조사에서 “발로치가 이슬람 남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며 “여자는 가정을 지켜야 하는 법인데 내 동생의 불건전한 행실은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해 지탄을 받았다.

발로치는 생전 가정폭력, 강간 등 여성폭력과 여성의 기본권 억압에 맞서 목소리를 높여왔다. “나는 평등을 믿는다. 우리가 사회의 요구 때문에 강요된 역할에 맞춰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 여성의 행동이 변화를 부를 것”이라고 밝힌 적도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매년 파키스탄 여성 1000여 명이 이슬람 규범을 어겨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친족들에게 ‘명예살인’을 당한다. 이슬람 문화권의 대표적인 악습으로 꼽힌다. 원칙적으로 살인죄가 적용되나, 파키스탄 법에는 희생자 가족이 용서하면 처벌을 하지 않는다는 예외조항이 있어 많은 범죄가 정당화됐다.

2016년 파키스탄 의회는 피해자 가족이 용서한 살인자도 무기징역이나 25년형에 처하도록 한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그럼에도 이번 무죄 판결이 나왔다. 현지 인권운동가들과 여성들 사이에서는 “법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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