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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총장◀

“해방 50주년에는 할머니들의 문제를 꼭 해결하겠습니다. 조금만 더 견디고 힘냅시다.”

10년 전 수요시위에서 할머니들에게 한 말이다. 그 후로 벌써 10년이 지나버렸다. 지난 14년 동안의 정대협 활동, 12년을 훌쩍 넘어선 정기 수요시위, 한국의 여성들은 참으로 많은 일을 해냈다. 정말 끈질기게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활동해 왔다. 한국의 여성운동계에서는 처음으로 유엔 인권위원회라는 국제기구를 통해 문제해결을 시도했고, 아시아 피해국, 미주지역과 유럽지역의 여성과 시민들과의 연대도 만들어냈다. 일본의 여성들과도 연대의 끈을 계속 만들어 왔고, 2000년 일본군성노예전범국제법정을 이루어내는 역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국제노동단체들과 연대하여 ILO 총회에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강제노동금지 국제협약 위반 사례로 상정시키는 활동은 지금도 계속한다.

한국 여성들의 활동은 국제무대에서만 맹활약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해방 후 반세기를 자신을 죄인으로, 수치스럽고 더러운 과거를 지닌 사람으로 스스로 학대하며 살아오신 할머니들이 여성활동가들과 만나면서 운동의 주체로 활동가로 변모하셨다. 정부로부터 생활비 지원과 위로금 지급, 민간으로부터 의료 지원, 정서적 지원 등이 이루어지면서 생존자들의 삶에 안정이 깃들이기 시작했다. 물론 할머니들은 말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우리 문제가 알려지고 운동해 줬더라면 이렇게 한스럽지는 않을텐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우리 할머니들이 자주 부르는 노래 중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가 있다. 그 가사는 정말 우리 할머니들의 상황과 같다. 이제 조건이 만들어져서 정말 웃으면서 놀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정작 본인들은 나이들고 육체적으로 병들어 놀 수가 없고, 걸음도 제대로 못 걷게 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안 있으면 600차 수요시위를 맞이하게 된다. 600차를 앞두고 일본, 대만, 미국, 독일, 필리핀 등에서 함께 연대해 온 사람들의 600인 선언이 추진되고, 네티즌들의 6000인 선언이 추진된다. 600차 수요시위도 세계 각처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될 것이다. 이것은 몇 년간 계속된 일본 정부의 무반응으로 다소 침체된 국제연대활동에 다시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며, 앞으로 일본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하는 등 법적 책임을 다할 때까지 우리의 외침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일본 정부뿐 아니라 전세계에 알려내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600차의 주제는 '끈기 있게 전쟁반대, 멈춤이 없는 평화 울림'이다. 600회가 되기까지 우리는 정말로 끈기 있게 일본정부에게 전쟁범죄 청산을 요구했고 평화를 외쳤다. 그 동안 600회를 함께해 왔던 사람들과 연대해 또 다른 시작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결혼을 했어? 자식이 있어? 죽으면 그냥 아무 것도 없이 사라져버리잖아. 그런데 이렇게 기념관을 지어 우리를 기억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친다고 해서 너무 기뻐요. 우리가 죽기 전에 기념관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대협은 발족할 때부터 매년 사업계획으로 거론해 온 기념관 건립사업을 시작했다. 이름은 가칭 '일본군'위안부' 명예와 인권의 전당'이다. 미래세대에게 우리 할머니들의 생애를 기억하게 하고, 할머니들의 희생이 다시는 우리 후세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우리의 운동이 세계 여성들과 시민들로부터 연대와 지원을 받았듯이 우리도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 중 여성인권 피해자들의 운동을 지원하고 연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 일을 위해 우리는 지금 온 국민이 추진위원이 되자는 운동을 벌인다.

내년은 우리 민족이 일 제국주의의 강점 아래서 해방된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65년 한일협정으로 올바르지 못한 한일수교가 이루어진 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2005년에는 반드시 명예와 인권의 전당을 할머니들께 바칠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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