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모델·가수·쇼호스트... 가상인간 약진
광고모델·가수·쇼호스트... 가상인간 약진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2.01.23 16:07
  • 수정 2022-01-23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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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아담 데뷔 후 24년
여성이 대세, 남성엔 시큰둥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의 ‘로지’.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의 ‘로지’.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가상인간이 약진하고 있다. 광고모델·가수·쇼호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인간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 가상인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8년 1월. ‘세상엔 없는 사랑’으로 데뷔한 사이버 가수 ‘아담’이 그 주인공이다. 아담은 20세 남성으로 1집 음반 판매에 성공(20만장)하면서 잘 나가는 듯했지만 2집 판매에 실패하면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이후 주춤했던 가상인간 시대가 최근 다시 열리면서 이전과 완전히 다른 양태를 보이고 있다.

가상인간은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가 꼽은 '2022년을 이끌 10대 트렌드' 중 하나인 ‘실재감테크’의 대표적 사례다. 실재감테크는 실제와 가상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을 뜻한다.

가상인간이 주목 받으면서 시장 규모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는 2021년 2조4000억원에서 2025년 14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실제 인플루언서 시장(13조)을 넘어선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가상인간은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의 ‘로지’다. 로지는 국내 첫 가상 인플루언서로 나이는 22살이며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1만3000명이다. 로지는 지난해 신한라이프의 TV 광고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피부결, 솜털까지 갖춘 정교한 외형을 갖췄다. 로지는 2021년에만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의 가상인간 '한유아'
스마일게이트의 가상인간 '한유아'

패션 모델도 있다.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의 ‘한유아’는 지난 13일 패션 매거진 화보를 촬영했다. 한유아는 이번 화보 촬영을 기점으로 연기와 음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전망이다. 그는 2월 말 음원 발매를 앞두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 미스틱스토리와 래아의 뮤지션 데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미스틱스토리의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신씨와 래아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 미스틱스토리와 래아의 뮤지션 데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미스틱스토리의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신씨가 래아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뮤지션으로 전격 데뷔한 가상인간으로는 LG전자의 ‘김래아’가 있다. 래아는 서울에 거주하는 23세 여성으로 음악을 만든다. LG전자는 가수 윤종신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연예기획사 미스틱스토리와 지난 11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따라 김래아는 미스틱스토리의 ‘버추얼 휴먼 뮤지션 프로젝트’에 참여해 노래를 부른다.

걸그룹도 있다. AI 스타트업 펄스나인은 11명으로 구성된 가상 걸그룹 ‘이터니티’를 데뷔시켰다. 멤버 중 한 명인 ‘다인’은 솔로 음원을 내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의 ‘루시’. 루시 인스타그램 캡처
롯데홈쇼핑의 ‘루시’. 루시 인스타그램 캡처

쇼호스트 가상인간으로는 롯데홈쇼핑의 ‘루시’가 있다. 루시는 지난해 12월 22일 쇼호스트로 데뷔했다. 그는 팔로워 수 68만7000명에 달하는 인플루언서로 주얼리 브랜드 ‘O.S.T’, 외식 브랜드 ‘쉐이크쉑’ 등과 협업하며 활동 영역을 확대 중이다.

온마인드의 가상인간 '수아'
온마인드의 가상인간 '수아'

가상인간의 활약이 늘어나면서 관련회사가 투자를 받기도 한다.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자회사인 온마인드는 가상인간 ‘수아’의 활약에 힘 입어 지난해 11월 SK스퀘어로부터 8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수아는 지난해 6월 유니티코리아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었다.

시공간 제약, 이미지 부담 없어 

기업들이 가상인간에 주목하는 이유는 사람에 비해 비용이나 기업 이미지 적합도 면에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나 셀럽에 비해 사생활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최영미 성결대 미디어소프트웨어학과 명예교수는 18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연예인을 고용하려면 비용이나 스케줄을 고려해야 하지만 가상인간은 두 가지 모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또 “기업 측의 요구 대부분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의 경우 메타버스 시대에 발맞춰 가고 싶은 것”이라며 “가상인간을 쓰면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이미지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레온의 ‘우주’. 우주 인스타그램 캡처
클레온의 ‘우주’. 우주 인스타그램 캡처

주목할 점은 국내 가상인간은 거의 대부분 20대 전후의 젊은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남성도 있지만 여성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다. 딥러닝 영상생성기업 ‘클레온’은 남성형 가상인간 ‘우주’를 공개했다. 우주는 보이그룹 ‘아스트로’ 멤버 차은우 닮은꼴로 잠시 관심을 끌었지만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후 클레온은 여성형 가상인간 ‘은하’를 발표했다. 우주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8일 기준 312명이지만 은하의 팔로우 수는 536명에 이른다.

NFT 경매에서도 여성형 가상인간의 사진, 영상이 남성형 가상인간의 것보다 비싼 값에 팔린다. 버추얼 휴먼 콘텐츠 기업 ‘도어오픈’의 여성형 가상인간 ‘마리’의 NFT 사진 소유권이 ‘NFT 부산 2021’ 옥션에서 400만원에 판매된 데 비해 같은 날 경매에 올라온 남성형 가상 인간 ‘선우’의 낙찰가는 마리의 절반 수준인 250만원, 노아는 20%에 못미치는 65만원이었다.

여성이 더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성이 광고 소구력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명예교수는 “기존 광고시장만 봐도 여성 모델이 남성모델보더 많다”며 “특히 가상인간이 활동하는 무대를 보면 패션, 뷰티 등 모델과 소비자층 모두 여성인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여성형 가상인간에게 더 친근감을 느끼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남성형 가상인간의 인기가 여성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광고 소구력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누군가를 지나치게 닮게 만듦으로서 친근감보다 반감을 일으킨 듯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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