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세 번째 생일날 마지막 길 올라

11일 오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故) 배은심 여사의 발인이 거행된 가운데 운구행렬이 노제가 열리는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배 여사는 최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던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퇴원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쓰러져 지난 9일 향년 82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뉴시스·여성신문
11일 오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故) 배은심 여사의 발인이 거행된 가운데 운구행렬이 노제가 열리는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배 여사는 지난 9일 향년 82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 배은심 여사의 발인과 영결식이 가족과 민주화 동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발인은 11일 오전 10시30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발인에는 가족과 친지를 비롯해 평소 고인의 곁을 지켰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했다. 

이 날은 배은심 여사의 여든 세번째 생일이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음악인 박양희씨와 배우 이당금씨는 발인에 앞서 직접 고인의 생신 케이크를 사와 영정 앞에 올렸다.

박씨는 식장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임을 위한 행진곡' 등 민중가요를 피아노로 연주했다. 그는 "이한열 열사와 같은 86학번이다. 당시 아들을 보냈던 어머니의 나이가 지금의 나보다도 젊다"며 "어떤 마음이었을지, 감당하기 힘들었을텐데…. 일생을 우리네의 어머니로 살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족과 친지들은 장례식장 뒤편에 마련된 운구 차량에 고인을 안치하고 마지막 배웅을 했다.

운구 행렬은 100여명이 함께했으며 유족 대표로 손녀 안소영씨가 국민훈장 모란장을, 손자 이재진씨가 고인의 영정을 들었다.

두 사람 뒤로는 이한열 열사의 동생이자, 배 여사의 아들 이훈열씨를 비롯한 유가족이 섰다.

또 광주·전남 장례위원회와 이한열 열사 기념사업회, 동문, 광주 지역 각계 어르신과 시민단체가 함께했다.

배 여사의 마지막 길을 인도하는 운구 차량은 오전 11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에서는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이 거행됐다.

차량은 동구 지산동 고인의 자택을 경유해 북구 망월동 민주열사묘역(3묘역)에 도착해 하관식을 진행한다.

배 여사는 유족의 뜻에 따라 북구 망월동 망월묘지공원 8묘원에 안치된다. 장지는 남편 이봉섭씨 묘 바로 옆이다.

배 여사의 묘지에서 1km 떨어진 곳에는 아들 이한열 열사가 묻혀있다.

배 여사는 지난 9일 지병이 악화해 향년 82세로 타계했다. 민주화 시위 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 열사에 이어 35년 동안 민주화·인권·노동 운동에 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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