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성적대상화 게임 ‘15세 이용가’ 유통한 구글
기업에 등급분류 맡기고 방치한 게임물관리위원회
한국게임학회 “구글·게임위 무능 개탄...구조적 개혁해야”

싱가포르 개발사 ‘팰컨 글로벌’이 출시한 ‘와이푸-옷을 벗기다’ 게임 스크린샷 ⓒ팰컨 글로벌
싱가포르 개발사 ‘팰컨 글로벌’이 출시한 ‘와이푸-옷을 벗기다’ 게임 스크린샷 ⓒ팰컨 글로벌

여성 캐릭터 옷 벗기기 게임이 국내 최대 앱마켓 구글 플레이 게임 부문 1위를 기록해 파문이 일었다. 이 게임을 ‘15세 이용가’로 유통한 구글과 게임물관리위원회도 비판받고 있다.

문제의 게임은 싱가포르 개발사 ‘팰컨 글로벌’이 출시한 ‘와이푸-옷을 벗기다’다. ‘와이푸’란 영어로 ‘아내(wife)’를 일본어로 소리 나는 대로 쓴 ‘ワイフ’에서 따온 것으로, 이상형에 가까운 가상 캐릭터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이용자가 게임 속 여성 캐릭터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길 때마다 여성 캐릭터의 옷이 하나씩 벗겨진다. 마지막에는 속옷만 남는다.

이 게임은 게임위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구글의 자체 등급 분류 기준에 따라 15세 이용가로 결정, 유통됐다. 2021년 12월 22일 출시 이후 약 10일 만에 구글 플레이상 누적 다운로드 100만회를 기록했다. 구글 플레이 측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 4일 이 게임을 숨김 처리했다.

6일 한국게임학회는 ‘구글과 게임위의 무능과 무책임을 개탄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이런 게임이 어떻게 중고교생이 이용할 수 있는 15세 청소년 이용가인지 경악스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가 메타버스 세계에서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퍼뜨리는 데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라인 게임의 지나친 성적 대상화는 처음이 아니다. 2020년 국내 게임사 아이엔브이게임즈가 출시한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 여아 캐릭터를 성적 대상화해 비난을 받고 구글 플레이에서 앱 정지 통보를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게임의 지나친 성적 대상화는 처음이 아니다. 2020년 국내 게임사 아이엔브이게임즈가 출시한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 여아 캐릭터를 성적 대상화해 비난을 받고 구글 플레이에서 앱 정지 통보를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학회는 구글이 자체등급분류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못 했고, 논란을 파악하고도 앱을 차단하지 않고 기존 이용자가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숨김 처리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구글에 자체 심의 기준 전면 공개를 요구하고, 적어도 국회가 기업의 자체등급분류 기준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위가 예산과 인력의 한계를 이유로 기업에 자체등급분류를 맡기고 있지만 “제도 운영 능력과 사후 관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게임위의 근본적 구조 개혁과 쇄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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