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약 60일 앞두고 선대위 완전 해산
김종인 없이 ‘홀로서기’ 돌입
‘초슬림’ 선대위 예고...새 선대본부장은 권영세 의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전면 해산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끝내 갈라서 독자 노선을 택했다. 대선을 약 60일 남겨둔 시점에서 국민의힘 내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새 선거대책본부는 최소한의 규모로 꾸리겠다고 했다. “철저한 실무형”, “아주 슬림하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뀐다. 선거대책본부장은 4선 중진 권영세 의원이 맡는다.
윤 후보는 “특히 지금까지 2030 세대들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제게 시간을 달라, 확실히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고도 했다.
김 총괄선대위원장과 갈라선 데 대해서는 “결별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선대위라는 조직이 너무 커서 의사결정을 단순화한 실무형으로 바꾸는 게 맞다는 본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과 대립하고 있는 이준석 당대표를 향해서는 “우리 둘 다 국민과 당원들이 정권 교체에 나서라고 뽑아주신 것”이라며 “대표로서 역할을 잘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 여부에 대해선 “선거 운동이라는 게 꼭 선대본에 직책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 사퇴론에 대해서는 “제 소관 밖”이라며 “이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주길 기대하는 입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내 김건희씨의 이후 공개 일정 계획에 대해서는 “재작년 조국 사태 이후 제 처와 처가가 2년간 집중적인 수사를 받아왔다. 심신이 많이 지쳐 있고 요양이 필요”하다며 “제가 볼 땐 형사 처벌될 일이 크게 없을 것 같아서 걱정하지 말라 해도 여성으로서는 이런 것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새해 벽두부터 국민의힘 선대위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자,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윤 후보와 사전 조율 없이 선대위 본부장 사퇴를 포함한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같은 날 의원총회에선 “후보도 태도를 바꿔서 우리가 해주는 대로만 연기만 좀 해달라”는 메시지까지 공개했다. ‘김종인 상왕론’, ‘쿠데타’라는 말이 돌았다. 윤 후보와 측근들은 반발했고 하루 동안 후보 공개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결국 5일 선대위를 전면 해체하며 김 전 위원장과 갈라섰다.
김 전 위원장도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를 두고 “당선을 위해 했던 일인데 주변 사람들한테 쿠데타니 뭐니 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내가 노력할 필요가 있나”라며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더 이상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