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틀 만드는 선거
시장경제 틀 만드는 선거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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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올해 우리는 국회의원 선거를 하고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으며 인도, 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선거를 치른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비유되는데, 주권자인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을 뽑는 절차이기도 하지만 이를 통하여 국민의 뜻이 국가운영에 반영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경제 정책의 선택이 선거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미 대선 좌우하는 경제동향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좌우하는 것은 외교도 사회도 아니고 오로지 경제동향 하나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고서도 경제를 살리지 못해 재선에 실패했으며, 아들 부시 대통령은 인기도가 민주당 후보에 비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고지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다.

경제실적이 투표에 결정적 영향을 주다 보니 경제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정책개발에 정치활동의 초점이 맞추어진다. 선거전에 경기부양을 하고 선거후에 긴축을 실시하는 정치적 경기변동(political business cycle)과 같은 부작용이 없지는 않지만, 정치가 경제에 대해 순(順)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재정권이 오래 지속되어 정치가 국가운영의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하지 못했다. 또한 정당이 정책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당의 이름까지 수시로 바꾸며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동안, 정치가 경제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하지 못했다.

돈 선거 경제회생 발목

오히려 선거가 경제의 걸림돌로 작용했는데 특히 선거자금의 조달과 지출이 경제활동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조 단위가 넘는 막대한 돈이 선거자금으로 동원되기도 했고, 첫째 둘째 가는 재벌 그룹의 총수가 기업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통령 후보로 나선 적도 있었으며, 기업들로부터 비자금을 거두어 관리한 혐의로 전직 대통령이 사법부의 심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사용한 선거비용은 전체 출마자를 합해 공식으로 신고한 것이 535억원인데, 600조에 달하는 국민소득에 비춰 보면 큰돈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비공식 자금을 합치면 규모가 엄청나게 불어나고, 특히 기업에서 정치권으로 돈을 전달하는 과정이 불법적이고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경제에 끼친 파장이 매우 컸다. 대외적으로도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미쳐 차입비용이 높아지고, 외자유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의 하나가 되었다.

저마다 일자리 창출 이슈로

말썽 많은 정치 때문에 권위주의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정치활동이나 선거로 인한 문제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회피하자는 순진한 생각이지만 민주주의가 없이는 진정한 시장경제를 이룩할 수 없다.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틀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몫이고 이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뽑는 것이 바로 선거이기 때문이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든 정당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적인 정책 과제로 내걸었는데 정치권이 경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문제는 그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시스템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당은 정책개발과 경제실적으로 평가받고, 국민은 선거를 통하여 경제를 변화시키는 관행을 정립하기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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