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육군의 전역 결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고 변희수 전 하사 ⓒ뉴시스.여성신문

“피고가 망 변희수에 대하여 한 2020. 1. 23.자 전역처분을 취소한다.”

10월 7일 대전지법 오영표 판사는 이 같은 내용의 주문을 낭독하며 고 변희수 전 하사의 강제 전역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변 전 하사가 성전환수술(성확정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강제 전역한 지 624일에 내놓은 결론이다.

지난해 1월 육군이 성전환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군인에 대한 전역심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당시 육군은 변 전 하사에게 심신장애 판정을 내리고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그리고는 지난해 1월22일 변 전 하사의 강제 전역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마지막 희망이었던 육군본부 인사

소청이 기각되자 지난해 8월 강제 전역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냈다. 하지만 첫 변론기일을 한 달 가량 앞둔 3월 3일 집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그리고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19일 만에 법원은 강제전역이 차별이라고 응답했다. 변 전 하사가 성별정정을 이미 완료한 여성이었기 때문에 ‘남성’을 기준으로 심신장애를 판단한 전역 처분이 위법하다는 결론이었다.

변희수 하사의 전역처분취소송의 1심 선고가 열린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며 차별과 혐오를 건너는밤' 추모식을 진행했다. ⓒ홍수형 기자
변희수 하사의 전역처분취소송의 1심 선고가 열린 10월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며 차별과 혐오를 건너는밤' 추모식을 진행했다. ⓒ홍수형 기자

변 전 하사의 용기로 우리사회는 값진 승리를 얻었다. 대전지법은 성소수자 보호를 위한 국가 차원의 입법적·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민사회는 입법의 하나로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은 14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성소수자를 포괄한 차별금지법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변 전 하사는 기자회견에서 “성별 정체성을 떠나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의 호소에 이제 정치권이 응답할 차례다.

변희수 하사의 전역처분취소송의 1심 선고가 열린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며 차별과 혐오를 건너는밤' 추모식을 진행했다. ⓒ홍수형 기자
변희수 하사의 전역처분취소송의 1심 선고가 열린 10월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며 차별과 혐오를 건너는밤' 추모식이 열렸다.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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