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전경. ⓒ대전지법
대전지방법원 전경. ⓒ대전지법

면허 없이 음주운전을 하다 30대 남성 2명을 들이받아 숨지게 하고 달아난 4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 1심보다 높은 징역 13년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성묵)는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게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2일 오후 9시께 충남 서산시 해미면의 한 편도 2차로 도로에서 무면허로 술을 마신 채 시속 103km로 속도로 달리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B(37)씨와 C(37)씨를 들이받아 2명 모두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166%로 면허취소 수치인 0.08%보다 두 배나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A씨는 현장을 이탈해 약 2㎞ 달아나다 2차 사고를 일으켜 체포됐다.

1심 재판부는 “각각 2·3명의 자녀를 두고 있던 30대 가장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결과가 발생했는데도 도주해 유족들이 엄벌을 청원하고 있다”라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앞서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면허 없이 만취 상태로 시속 103㎞로 달리다가 피해자들을 들이받아 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피고인의 행위로 각각 2명과 3명의 자녀를 둔 30대 젊은 가장이 사망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유족과 지인들은 크나큰 고통을 호소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며 “범행 후 정황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해 보면 1심 형량이 무겁다기보다는 가벼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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