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운동 31주기인 현지시간 4일 홍콩 당국의 집회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수천명의 시민들이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린 촛불추모제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다. ⓒAP/뉴시스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운동 31주기인 지난 2월 4일 수천명의 시민들이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린 촛불추모제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기리고 홍콩독립을 외치고 있다. ⓒAP/뉴시스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홍콩 선거제를 전면 개편한 이후 19일 치러진 첫 입법회(의회) 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저인 30.2%를 기록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날 오전 8시30분(현지시각)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14시간 실시된 입법회 선거에 전체 유권자 447만명 가운데 135만명이 참여해 투표율이 30.2%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역대 입법회 선거 최저 투표율이다. 이전 최저치인 2000년 선거 투표율이 43.57%이고, 2016년 입법회 선거의 투표율은 사상 최고치인 58.29%다.

홍콩 정부는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시민들 가운데서 ‘투표거부’ 움직임도 확산됐다.

투표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민주진영 지지자들은 뽑을 후보가 없다고 투표를 포기했고, 친중 진영 지지자들은 야권과 경쟁이 없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번 선거는 중국이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후 처음 실시되는 입법회 선거다.

입법회 의석 총 90석 가운데 유권자가 직접 선출하는 지역구 의석수는 기존 35석에서 20석으로 줄었다.

전체 의석의 3분의 1을 넘는 40석은 친중 진영이 장악한 선거인단이 뽑는다.

나머지 30석은 업계 간접선거를 통해 뽑는 직능대표 의석이다. 친중 인사가 대부분인 자격심사위원회가 후보 등록자들의 애국심 등을 평가해 적격 여부를 판단했다.

자격 심사를 통과한 후보 153명 가운데 그나마 약 10명이 중도 성향 비건제파(범민주 진영)으로 알려졌다.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과 공민당, 민주민생협진회(민협) 등 주요 민주진영에서는 아무도 후보로 등록하지 않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오전 투표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표율은 의미가 없고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공정하고 공평하고 공개적인 선거를 치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