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의 설레는 기운이 추위에 짓눌렸던 몸에서 기재개를 켜게 한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이란 한 장의 글귀로 봄의 새로운 희망을 맞이하고자 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빌리지 않더라도 가족들의 건강과 화목을 바라는 마음으로 새롭게 집 단장을 하고 싶은 봄이다.

집을 새로 단장하고 싶다면, 우선 우리가족의 구조부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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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는 뱃살과 술·담배에 찌들어 있는 아버지, 입시로 허둥대고 불안해하는 아이들, '몸짱'아줌마를 보며 다이어트를 외치는 어머니들을 보면 인테리어의 변화가 가족들의 삶의 패턴을 바꿔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가족환경'에 실내 인테리어는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가족들이 주로 모이는 거실은 소파, TV, 거실장 등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들 뿐이다. 표정도 없고 변화도 없다. 거실에 밝기와 색감 조절이 가능한 시스템 조명으로 분위기를 연출해 보자. 그림 대신 천으로 된 벽걸이 등을 걸고, 창문을 열었을 때 바람에 움직이도록 만들면 생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음식을 만들고 식사를 하는 부엌과 식당은 녹색 풀이나 꽃 그림 등으로 된 벽지가 좋다. 불을 이용해 요리를 하는 곳은 덥고 답답하다. 시간에 쫓겨 바삐 먹는 식사시간이라도 '풀밭 위 식사'장소를 연출해 보자.

안방침실은 대나무·연꽃·물고기 등 물과 함께 생동감 있는 소재의 벽지와 커튼을 설치하면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저 피곤함으로 지쳐 쓰러져 자는 곳이 아니라 잔잔한 분위기와 물소리가 들릴 것 같은 생동감으로 휴식·사랑·위안의 공간을 만들어 보길 추천한다.

아이들 방은 아이들의 취미·희망·꿈이 들어가 있는 벽지·커튼·가구와 소품들을 놓아주자. 가족들이 함께 갔던 여행지의 이미지, 타이타닉 사랑 이야기가 연상되는 크루즈 여행을 소재로 꾸며주는 것도 괜찮다. 아이들의 공간은 색상과 아이템 모두 아이들과 함께 고르는 것도 좋다.

내가 사는 집은 우리 가족의 역사와 이야기가 스며 있어야 한다. 거실과 식탁 근처에는 지난시절의 사진액자와 추억이 있는 기념품 등을 잘 보이게 진열하고, 출가한 자녀들의 방은 본래 모습을 보존하여 돌아오고 싶은 곳, 한 번쯤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자.

자재를 고를 때는 성분·특성·주의할 점을 일일이 점검하고 리모델링 공사시에도 현장을 항상 감리해야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우리 집으로 만들 수 있다.

삼성 CREATIVE 김승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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