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여성 성적 대상화하거나
외모지상주의 조장 홍보물 게재
온라인상 논란에 일부 삭제
위원회 “우유 효능 쉽게 설명하려 했는데 비판 당황스러워”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거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홍보물을 게재해온 일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홍보웹툰 캡처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거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홍보물을 게재해온 일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홍보웹툰 캡처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서울우유 영상 광고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된 가운데,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도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거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홍보물을 게재해온 일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문제의 웹툰은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4년 만든 홍보 웹툰 ‘춘봉리 밀키’ 시리즈에 나온다. 여성 캐릭터 ‘밀키’가 몸매를 강조하는 짧은 얼룩무늬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자, 남성 캐릭터들이 “우우옷 미녀” “청순 글래머”라며 기뻐하는 장면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4년 만든 홍보 웹툰 ‘춘봉리 밀키’ 시리즈의 한 장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홍보웹툰 캡처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4년 만든 홍보 웹툰 ‘춘봉리 밀키’ 시리즈의 한 장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홍보웹툰 캡처

2018년 만든 홍보웹툰 ‘밀크웹툰’에는 ‘젊고 날씬하고 예쁜 외모’를 기준으로 여성을 평가하는 장면이 여럿 등장한다. 1화 ‘어머님’에는 친구인 두 여성이 ‘따님과 어머님’ 아니냐는 오해를 받자 ‘어머님’ 소리를 들은 여성이 분노해 화를 내고 우유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장면이 나온다. 다른 친구는 ‘동안비결은 우유’라며 셀카를 찍는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8년 만든 홍보웹툰 ‘밀크웹툰’ 1화 ‘어머님’의 한 장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홍보웹툰 캡처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8년 만든 홍보웹툰 ‘밀크웹툰’ 1화 ‘어머님’의 한 장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홍보웹툰 캡처

8화 ‘동창회’는 동창회에 나타난 한 여성을 보고 남성들이 “우와” “이쁘다” “대학생인 줄 알았어” “여기 앉아”라며 환영하는 장면, 그 모습을 보면서 “쟤는 뭘 먹어서 저렇게 안 늙은 거야” 시샘하는 여성들을 그렸다. “어려지고 싶을 때” 우유를 먹으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8년 만든 홍보웹툰 ‘밀크웹툰’ 8화 ‘동창회’의 한 장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홍보웹툰 캡처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8년 만든 홍보웹툰 ‘밀크웹툰’ 8화 ‘동창회’의 한 장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홍보웹툰 캡처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축산자조금 관련 법률을 근거로 설립된 법정단체로 농림축산식품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다. 우유 생산 농가가 조성한 자금을 바탕으로 우유 소비 촉진을 위해 운영되는 기관이다.

위원회는 ‘춘봉리 밀키’ 웹툰에 비판이 쏟아지자 지난 11일 홈페이지와 SNS 등에서 해당 웹툰을 삭제했다. 위원회 측은 13일 여성신문에 “(‘밀크웹툰’은) 여성을 타겟으로만 하는 웹툰이 아니라 우유의 세포 노화 억제 효과, 혈압 상승 억제 효과 등 연구 결과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러한 지적이 있다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여성을 젖소에 빗댄 광고 영상를 공개했다가 비난을 샀고, 9일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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