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폐 정당성 생물학적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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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헌신한 사람에게 주는 상과 이왕 시작한 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주는 상이 있는데, 저는 아마 두 번째에 해당되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여성시대에 정말 덕을 보는 것은 남자들이고 남자 좋자고 하는 일인데 여성단체에서 상을 주시니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에 호주제의 생물학적 모순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해 화제를 모았던 최재천 서울대 교수가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25일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6회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최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선정 배경에 대해 “부계혈통주의인 호주제의 생물학적 모순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호주제 폐지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학문과 아내가 나를 가르쳤다”며 “생물학을 통해 암컷 위주로 생물이 번식하는 자연 섭리를 깨달았고 나의 '여성학 지도교수'인 아내를 통해 남성과 여성의 일이 따로 없고 함께 살아갈 때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으로 여성시대를 맞이하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남성들이 많아요. 저는 남성들에게 마음을 열고 시대변화를 빨리 읽어 여성시대를 준비하라고 말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여성들 역시 스스로 삶을 개척할 수 있는 훈련과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최 교수는 지난해 생물학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는 수컷이 아닌 암컷으로부터 물려받기 때문에 인류가 여성의 계보를 잇는다는 내용을 담은 저서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를 출간해 여성계의 환영을 받은 바 있다. 보수적인 남성들의 사이버테러와 항의에 시달리면서도 최 교수는 강의와 저술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호주제 폐지의 생물학적 정당성을 알리고 있다.

한편 여성단체연합은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함께 여성권익 '디딤돌'과 '걸림돌'을 발표했다. 여성권익에 기여한 디딤돌에는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의 여성활동가들, 여성·장애인 등 소수자를 강단에 세운 서울대 법대 안경환 학장, 학교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에 알리고 상용직화 방안을 이끌어낸 전국여성노동조합 학교비정규직 조합원, 성매매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묻고 국가상대 배상청구소송을 승소로 이끈 배금자 변호사가 선정됐다.

반면 여성계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은 걸림돌에는 호주제 폐지를 외면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기춘 위원장, 성형수술 이벤트를 펼친 동아 TV '도전, 신데렐라'의 책임 프로듀스 김현아, 기저귀 발언으로 여성을 비하한 임태득 목사, 여성의원에 성희롱 발언한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이 선정됐다.

여성단체연합은 7일 한국여성대회에서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여성권익 디딤돌·걸림돌을 시상한다. 특히 이날 디딤돌과 걸림돌 발표 시 여성대회 참석자들이 각각 보라와 레드카드 섹션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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