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여성(UN Women)
13개국 여성 1만6000여명 설문조사 결과 발표
70% “코로나 속 가정폭력 더 심해져”
40% “홀로 밤길 걷기도 불안해”

유엔여성 조사 결과, 전 세계 여성 2명 중 1명은 가정폭력은 흔한 범죄라고 생각하며,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 대유행 이래로 가정폭력이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유엔여성(UN Women)
유엔여성 조사 결과, 전 세계 여성 2명 중 1명은 가정폭력은 흔한 범죄라고 생각하며,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 대유행 이래로 가정폭력이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유엔여성(UN Women)

전 세계 여성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 이래로 가정폭력이 더 심각해졌고, 친밀한 관계의 상대로부터 폭언·폭행을 더 자주 겪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엔여성(UN Women)이 리서치 전문기관인 입소스에 의뢰해 2021년 4~6월, 8~9월 두 차례에 걸쳐 13개국 18세 이상 여성 1만61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여성폭력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기획했다. 

조사에 참여한 여성의 절반은 코로나19 이래로 자신이나 주변 여성이 폭력을 겪었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 이래로 홀로 밤길을 걷기 불안할 만큼 여성폭력 우려가 커졌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1%가 코로나19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 이래로 가정폭력이 더 심각해졌고, 친밀한 관계의 상대로부터 폭언·폭행을 더 자주 겪었다고 답했다. 4명 중 1명은 코로나19 대유행 이래로 가정 내 갈등 상황이 늘었고, 가해자와 함께 집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만큼 더 불안해졌다고 답했다. 신체적 폭력(21%), 다른 여성 가족 구성원에 대한 폭력(19%) 등을 불안한 이유로 들었다. 

유엔여성은 여성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남성보다 훨씬 신체적, 정신적 폭력, 생계난, 식량 위기 등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젠더를 고려한 현황 파악과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 세계 국가들의 코로나19 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원 중 여성은 24%뿐인 현실도 지적했다. 

유엔여성 조사 결과, 전 세계 여성의 절반은 코로나19 이래로 자신이나 주변 여성이 젠더폭력을 겪었다고 답했다. ⓒ유엔여성(UN Women)
유엔여성 조사 결과, 전 세계 여성의 절반은 코로나19 이래로 자신이나 주변 여성이 젠더폭력을 겪었다고 답했다. ⓒ유엔여성(UN Women)

다양한 여성들 중에서도 장애 여성은 더욱 젠더폭력 사각지대로 밀려났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인 지난 25일 성명서를 내고 장애여성·소녀들이 “괴롭힘, 따돌림, 물리적·심리적 고립, 강간, 성적 학대, 강제 및 비동의 임신과 불임시술, 여성할례, 간성 아동에 대한 임의적 수술, 의사결정권한 박탈” 등을 겪고 있으며, 코로나19 속 장애여성·소녀에 대한 폭력 피해 사건이 더 많이 보고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장애 여성에 비해 장애여성·소녀는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2~3배 높”고, “젠더기반폭력 금지는 국제관습법의 원칙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대중과 정책입안자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또 성별과 젠더가 분리된 폭력 사건 통계가 없어 현황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 폭력 발생 시 피해 장애여성·소녀가 효과적으로 사법절차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 사법부의 부정적 인식 등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유엔여성(UN Women)이 12월 10일까지 ‘젠더기반폭력 추방을 위한 16일간의 행동(16 Days of Activism against Gender Based Violence)’ 캠페인을 연다. ⓒ유엔여성(UN Women)
유엔여성(UN Women)이 12월 10일까지 ‘젠더기반폭력 추방을 위한 16일간의 행동(16 Days of Activism against Gender Based Violence)’ 캠페인을 연다. ⓒ유엔여성(UN Women)

12월 10일까지 ‘젠더기반폭력 추방 위한 16일간의 행동’ 캠페인

유엔여성은 ‘젠더기반폭력 추방을 위한 16일간의 행동(16 Days of Activism against Gender Based Violence)’ 캠페인에 나섰다. 이번 캠페인은 25일 시작돼 ‘세계인권의날’인 12월 10일까지 개최된다. 캠페인 슬로건은 ‘주황색으로 세계를 물들이자(Orange the world)’다. 주황색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 밝은 미래를 상징한다. 더 자세한 정보는 유엔여성 홈페이지와 SNS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https://www.unwomen.org/en/what-we-do/ending-violence-against-women/take-action/16-days-of-activism).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