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연 진보당(통합진보당의 후신) 대선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교제살인’을 저지른 조카를 변호한 것에 대해 사과하자 “살인과 폭력에 ‘데이트폭력’이라는 낭만적인 단어를 갖다 붙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조카는) 마트에서 33㎝ 부엌칼과 투명 테이프 5개를 구매한 뒤, 과거 교제했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여성과 그의 모친의 손을 테이프로 묶고 칼로 37회 찔러 살해한 행위를 ‘데이트폭력’이라고 부르다니요”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후보는 “유엔이 정한 ‘여성폭력추방의 날’에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로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이라면, 더욱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살인과 폭력에 ‘데이트폭력’이라는 낭만적인 단어를 갖다 붙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땐 피할 수 없었다, 내게도 아픈 과거라고 변명하는 태도로는 폭력에 희생되고 있는 수많은 여성을 위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어젯밤 양주시에서 최근에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창졸간에 가버린 외동딸을 가슴에 묻은 두 분 부모님의 고통을 헤아릴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데이트 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고 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데이트폭력 중범죄’는 2006년 5월 이 후보 조카 김모씨가 전 여자친구의 서울 강동구 집을 찾아가 전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그는 당시 조카의 변론을 맡아 1·2심 재판부에 ‘조카가 심신미약’이라며 감경을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조카는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등 사전방지 조처와 가해 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처가 검토되어야 한다”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 나아가 모든 국민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