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정치개혁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정치개혁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김재연 진보당(통합진보당의 후신) 대선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교제살인’을 저지른 조카를 변호한 것에 대해 사과하자 “살인과 폭력에 ‘데이트폭력’이라는 낭만적인 단어를 갖다 붙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조카는) 마트에서 33㎝ 부엌칼과 투명 테이프 5개를 구매한 뒤, 과거 교제했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여성과 그의 모친의 손을 테이프로 묶고 칼로 37회 찔러 살해한 행위를 ‘데이트폭력’이라고 부르다니요”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후보는 “유엔이 정한 ‘여성폭력추방의 날’에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로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이라면, 더욱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살인과 폭력에 ‘데이트폭력’이라는 낭만적인 단어를 갖다 붙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땐 피할 수 없었다, 내게도 아픈 과거라고 변명하는 태도로는 폭력에 희생되고 있는 수많은 여성을 위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어젯밤 양주시에서 최근에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창졸간에 가버린 외동딸을 가슴에 묻은 두 분 부모님의 고통을 헤아릴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데이트 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고 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데이트폭력 중범죄’는 2006년 5월 이 후보 조카 김모씨가 전 여자친구의 서울 강동구 집을 찾아가 전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그는 당시 조카의 변론을 맡아 1·2심 재판부에 ‘조카가 심신미약’이라며 감경을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조카는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등 사전방지 조처와 가해 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처가 검토되어야 한다”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 나아가 모든 국민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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