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당국 "남녀비율 1000명 대 1020명" 발표
활동가들 "불가능한 수치...남아선호 사상으로
수백 만명 여아들 버려지고 묻히고 있다" 주장

2019년 12월 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수의사 집단 성폭행 및 살해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이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이들은 "인도를 강간 국가로 만들지 말라""범인을 사형시켜라" 등의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시위했다.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인도에서 최근 5년 동안 여아 260만명 정도가 버려져 숨졌거나 낙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인도의 가족건강조사국은 최근 인도 인구의 남여비율이 남성 1000명 대 여성 1020명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인도 당국은 "남녀 성비를 정확하게 조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아들을 선호한 인도역사에 중요한 사회변동이 있었다. 여성 인구가 남성인구 비율을 추월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여성의 권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조치 때문"이라며 환호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나 활동가들은 "이는 불합리하고 불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지 사부 활동가는 "인도에서는 100년 넘게 여성보다 남성 인구가 많았다. 2011년 조사에서 남녀성비는 남성 1000명일 때 여성이 940명이었다. 6세 이하의 성비는 남아 100명 대 여아 918명이었다. 이런 비율이 10년 만에 바뀔 수 있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1998년 아시아인으로서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던 아마르티아 센은 인도는 '여성 실종의 나라(a country of missing women)'라고 불렀다. 1990년 남녀 성비는 1000명 대 927명이었다. 센은 당시까지 여자 3700만명이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인도의 남자는 가족과 부모를 돌보지만 여자는 결혼할때 지참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남아선호 역사는 뿌리깊다. 

활동가들은 1970년대 수백만 명의 여아가 성감별을 통해 낙태됐다고 주장한다.

B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남녀성비가 1000명 대 1020명으로 여아가 많은 것은 출산 때의 성비가 그렇다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조지 활동가는 1020여성 비율은 그럴 듯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0~40년 동안 수천만 명의 여아들이 사라졌다. 2021년에는 그 보다 더 많을 것이다. 수많은 여자들이 사라졌으며 이런 통계를 믿을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조지 활동가는 이는 수백만 명의 여아가 죽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에서 해마다 2600명이 태어난다. 지난 5년 동안 1억3000만명이 태어났음을 뜻한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여아 260만명이 살해됐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나라의 불명예다. 축하할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새로 태어난 여아들이 거리에 버려지고 무덤에 묻히고 강에 버려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도의 불법적인 성감별 의원은 번성하고 있다.

만모한 싱 전 인도 총리는 인도의 국가적인 수치이며 여아를 구하기 위한 운동을 펼치자고 요구했다. 2014년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자신들의 딸들을 죽이지 말 것을 호소했다. 모디 총리는 취임 1년 뒤 딸들을 구하고 교육할 것을 촉구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부모들의 태도는 바뀌지 않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