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인선 전 대구 수성을 당협위원장
“한 마디 논의 없이 당협위원장 사퇴 의결, 가슴 아픈 일”

이인선 전 대구 수성을 당협위원장(대구경북사회혁신지원단장) ⓒ장효정 기자
이인선 전 대구 수성을 당협위원장(대구경북사회혁신지원단장) ⓒ장효정 기자

이인선 전 대구 수성을 당협위원장(대구경북사회혁신지원단장)이 내년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 대구 중남구 지역 예비후보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곽상도 의원의 사퇴로 중·남구 보궐선거라는 기회가 생긴 만큼 얼마 전 벌어진 수성을 당협위원장 사퇴 의결 사건은 잊으려 합니다. 중·남구는 2016년 제20대 총선 전 제가 여론조사에서 1등을 했던 곳이고, 재직 중인 계명대와 남편의 병원이 있는 제 삶의 터전입니다. 김재원 전 의원과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 많은 분들이 출마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저도 최선을 다해볼 작정입니다. 제겐 ‘기업, 일자리, 여성, 청년’을 중심으로 일해왔다는 든든한 자산이 있습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번엔 대구 중남구를 부디 여성지역으로 결정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안돼도 좋으니 여성이 당선됨으로써 지역 특유의 여성차별 해소에 한 획을 그었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이 전 위원장의 이런 소망엔 지난 제20대와 제21대 총선에서 당의 공천을 받고도 무소속 남성 후보에게 아쉽게 패한 데 대한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국민의힘에선 저를 두 번 공천했다지만 알고 보면 생색만 낸 셈이지요. 2016년엔 선거 2주 전까지 대구 중·남구에서 1등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곽상도 전 민정수석을 내려 보내면서 저를 수성을 쪽에 공천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3선인 주호영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요. 4월 13일이 선거였는데 사무실 문을 연 게 3월 30일이었어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죠.”

이 전 위원장은 2020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2020년 3월 주호영 의원을 수성갑으로 차출하면서 이 전 위원장에게 수성을에 지원하라고 해서 갔는데 막상 가보니 힘든 경선을 치러야 했다는 것이다. 어렵사리 경선에서 이겼지만 그 새 문자 발송기회 8번 중 6번을 소진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맞붙는 통에 2%란 근소한 차이로 졌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성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오던 중 지난 10월 28일 ‘이인선 당협위원장 사퇴 의결’이라는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언론을 통해 알게 돼 기가 막혔다고 털어놨다. 탈당이나 문책, 당무감사 상 컷오프에 해당되지 않는 한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할 수 없는데도 소명이나 자진사퇴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사실상 박탈했다는 것이다.

서류상 표현인 ‘사퇴 의결’이라면 당사자의 사퇴가 전제돼야 하는데 자신은 “홍준표 의원이 현역이니 때(11월 5일 이후)가 되면 사퇴할 생각이긴 했지만 그때까진 어떤 의사 표시도 한 적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당사자와 한마디 논의도 없이 회의 결과를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표한 건 당원에 대한 도리는 물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상실한 처사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 1주일 전에 일어난 일이에요. 제가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을 한 직후의 사건이지요. 왜 그랬는지 세세히 밝힐 순 없겠지만 국민의힘이 여성 정치인을 대하는 자세도 한 몫 했다고 봅니다. 당과 지역,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온 사람을 이렇게 희생양으로 만들면 어떤 여성이 정치를 해보겠다는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겠습니까.”

이 전 위원장은 대구경북의 딸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여고를 거쳐 영남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계명대 교수로 부총장을 역임했고, 경상북도 최초이자 최장 여성 부지사(정무·경제, 4년)를 지냈다. 남편 또한 대구 중구에서 30년째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또 여성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식품미생물학을 전공, 2001년엔 전통미생물자원센터를 맡아 200억원짜리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2004년엔 대구신기술사업단 단장을 맡아 1,450억원짜리 신기술사업을 총괄했다. 2007년엔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총장)을 맡아 건축과 대학 설립 과정을 총감독했다.

경북도 부지사를 거쳐 2017년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청장을 맡아 전국 5개 구역 중 5등 하던 청을 1등으로 만들었다. 교육, 행정, 경제, 정책에 두루 능통한 실무형 정치인인 셈이다. 당과 지역에 오랜 기간 헌신하고 다방면에서 능력을 검증 받은 이 전 위원장의 새로운 도전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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