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11번째 ‘소확행’ 공약 발표
여성 81% “산부인과 방문 꺼려져”
현재 관련 ‘의료법’ 개정안 국회 계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홍수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홍수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산부인과의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바꿔 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1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이라며 “미혼 여성에서 산부인과를 찾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임신 출산 등 기혼 여성을 위한 병원이라는 선입견이 큰 탓”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산부인과라는 명칭은 여성을 부인으로 칭했던 일제 잔재”라며 “여전히 여성 건강과 질환을 부인병으로 부르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이 여성 청소년과 미혼 여성의 병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도 진료과목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소아과를 소아청소년과로, 정신과를 정신건강의학과로 바꾼 바가 있다”면서 “명칭 변경부터 시작해 혼인과 출산 여부,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여성이 안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4년 발표한 ‘가임기 여성 임신 전 출산 건강관리 지원 방안연구’를 보면 성인 미혼 여성(1314명)의 81.7%, 청소년(708명)의 84%가 “산부인과는 일반 병원보다 방문하기가 꺼려진다”고 답했다. 성인 미혼여성 51.1%, 청소년 64.4%는 “산부인과를 가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산부인과는 임신과 출산을 위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사진=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캡쳐
사진=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캡쳐

실제 여성 청소년들은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만 12세 여성 청소년에게 시행하고 있는 ‘건강 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매년 40% 이상의 여성청소년이 소아청소년과에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 의원에서 백신 접종과 상담을 받은 여성청소년은 2018년 5.8%, 2019년 4.4%, 2020년 6월 4.6%에 그쳤다.

앞서 2019년 11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변경 하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와 4만명 넘게 동의했다. 청원인은 “나이, 성관계 여부, 결혼과 출생 여부에 상관없이 여성 건강상담과 진료가 필요하다”며 “산부인과라는 시대착오적 이름 때문에 대부분 여성이 진료를 기피한다”고 문제 제기했다.

이에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바꾸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계류돼 있다.

산부인과의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의료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보건복지위원회 검토보고서를 보면,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명칭 변경에 ‘찬성’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신중 검토’ 의견을 냈다. 대한의사협회는 “전문과목에 대한 명칭 변경절차는 의료계와 신중한 논의와 검토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면서 “여성의학과로 개정 시 여성이라는 포괄적 의미로 오히려 진료과목 선택 시 환자들의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도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나 신중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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