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경원단' 18세 카일 리튼하우스에
배심원, ‘정당 방위’ 주장 인정 '무죄'
시카고·뉴욕 등 곳곳서 찬반 시위
“사법 시스템의 실패” VS “정의 실현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 법원에서 카일 리튼하우스(18)가 눈을 감고 판결을 듣고 있다. 배심원단은 25시간 넘는 심리 끝에 리튼하우스측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노샤 카운티(미 위스콘신주)=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 법원에서 카일 리튼하우스(18)가 눈을 감고 판결을 듣고 있다. 배심원단은 25시간 넘는 심리 끝에 리튼하우스측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노샤 카운티(미 위스콘신주)=AP/뉴시스

지난해 8월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두 명을 숨지게 한 카일 리튼하우스(18)가 무죄로 풀려나면서 미국 사회의 분열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20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 법원의 배심원단이 2건의 살인과 1건의 살인미수 등 모두 5가지 혐의로 기소된 리튼하우스에게 모든 혐의에 대한 무죄 평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리튼하우스는 폭스뉴스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법정을 나서면서 심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배심원단이 옳은 평결을 내렸다. 바로 자기방어는 위법이 아니라는 평결이다. 모든 것이 잘 풀려 기쁘다" 미소를 띄며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리튼하우스 평결로 미국 사회의 깊은 분열이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팼다.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열리면서 인종차별, 총기규제 등에 대한 미국 사회의 분열이 재연될 조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경찰의 무릎에 목을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흑인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8월 23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반신불수가 됐다. 흑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당시 17세였던 리튼하우스는 이들을 막겠다며 백인 자경단 활동을 했다. 이틀 후인 25일 그는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고 2명이 사망했으며 1명이 부상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카일 리튼하우스(18)의 무죄 평결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br>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카일 리튼하우스(18)의 무죄 평결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리튼하우스는 당시 시위에서 자신을 공격한 이들을 향해 어쩔 수 없이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무죄 평결의 이유도 ‘정당방위’다.

반면 검찰 측은 리튼하우스가 AR15 소총 및 특수 제작 탄환 30발을 사전에 준비한 점, 당시 시위대에 발포한 유일한 사례였던 점 등을 강조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판결 후 법원 밖에서 찬반 진영의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뉴욕에서는 200여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점거한 채 무죄 판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샌디에이고·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도 시위대가 모여 ‘리튼하우스는 살인자’, ‘백인우월주의를 끝내라’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했다고 공영라디오 NPR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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