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부부 만나 아이 바꾸기로 합의..사고 낸 병원에는 소송 제기

수정란이 바뀌어 다른 아이를 출산한 뒤 3개월만에 자신의 아이을 되찾은 다프나 카디널 ⓒCNN 영상 갈무리
수정란이 바뀌어 다른 아이를 출산한 뒤 3개월만에 자신의 아이을 되찾은 다프나 카디널 ⓒCNN 영상 갈무리

미국의 한 병원에서 인공수정한 수정란이 바뀌면서 다른 사람의 아이를 출산한 부부가 3개월만에 아이를 찾은 뒤 병원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고 AP통신과 미국 CNN 방송 등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주민인 다프나 카디널과 알랙산더 카디널 부부는 둘째 아이를 갖기 위해 수년간의 노력 끝에 2019년 불임 클리닉인 캘리포리아 생식건강센터(CCRH)와 닥터 엘런 모에서 체외수정 절차를 통해 아이를 갖게 됐다.

부부는 건강한 소녀를 낳았지만, 아이의 외모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첫째 딸과 닮은 아이를 기대했지만 태어난 아이의 피부는 어두웠고 새까만 머리를 갖고 있었으며 부부와 다른 인종처럼 보였다.

두 부부의 외형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결국 부부는 출산 후 8주 뒤 DNA 테스트를 통해 낳은 아이가 생물학적으로 자신들의 친딸이 아니며 또 다른 부부의 수정란과 뒤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부부는 아이가 3개월이 돼서야 자신의 생물학적 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같은 해 12월 31일 부부는 서로의 아이를 바꿔 출산한 부부와 함께 만났고 2주 뒤 낳은 아이를 바꾸기로 합의, 생물학적인 친딸을 되찾았다.

다프타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내 아이를 뱃속에서 기르고 유대 관계를 맺으며 태동을 느끼고 초음파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다”면서 “동생이 생겼다고 기뻐하던 큰 딸에게 진짜 동생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법원에 따르면 CCRH는 이 부부의 수정란을 다루는 일을 비트로 테크 연구소라는 제3의 연구소에 외주를 줬고, CCRH와 비트로 테크 연구소 모두 엘리란 모어 박사의 소유였다. 다만 어떤 실수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병원이 신중하지 못하고 태만했으며 수정란을 잃어버렸다는 점을 알았거나, 적극적으로 다른 수정란을 주기로 마음먹은 것”이라며 병원과 소유주인 모어 박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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