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 교육, 선택이 아니다
정보기술 교육, 선택이 아니다
  • 나정은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
  • 승인 2021.11.08 17:30
  • 수정 2021-11-08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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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보인협회·여성신문 공동캠페인]
디지털 혁신은 기본
복잡한 문제일수록
융합적 접근 필요해
누구나 체계적 ICT 교육 받아야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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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핸드폰 알람으로 일어나면 아이폰 캘린더로 오늘 일정을 확인합니다. 잠도 깰 겸 유튜브를 좀 보다가 아침을 먹습니다. 아이폰에 내장된 ‘날씨’ 앱으로 날씨를 확인합니다. 친구를 만나러 가거나 약속에 갈 때 카카오버스나 카카오지하철로 미리 대중교통 차 시간을 알아봅니다. 대중교통을 탈 정도의 거리가 아니라면 지쿠터(공유 킥보드)를 타고 갑니다. 앱을 켜고, 미리 등록한 계정에서 QR 코드를 찍고 지쿠터에 탑승, 사진을 찍어서 주차를 인증합니다. 밥을 먹을 때도 인스타그램으로 일상을 공유합니다. 수업 시간표는 ‘에브리타임’ 앱으로 확인합니다. ‘줌’에 접속해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LMS 공지, 과제 등을 확인합니다. 밥을 시켜 먹을 때는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등 배달 앱을 사용합니다. 여러 배달 앱을 사용하면서 쿠폰이나 할인율이 높은 앱을 사용합니다. 스터디 카페를 입장할 때도 앱을 사용해서 자리와 사용 시간을 정하고 결제합니다. 은행 앱으로 매일의 지출을 정리하고 가계부를 씁니다. 친구들끼리 밥을 먹고 돈을 나눠서 보낼 때도 ‘토스’ 앱이나 ‘카카오페이’ 등을 사용합니다. 조모임은 ‘네이버웍스’ 등의 앱을 사용해 서로의 업무를 분배하고 할당하고 확인합니다.

대학 신입생의 하루 생활 일부이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 ‘디지털 원어민’ 세대는 디지털 생활 환경에서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금방 배우고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자연스럽게 익힌 정보통신기술(ICT) ‘경험’은 매 순간 반복된다. ‘경험’이라는 말은 일상적으로 우리가 무엇인가를 행하거나 겪는 과정 또는 결과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데, 이미 정보통신기술 사용은 경험을 넘어 생활의 일부가 됐다.

미국의 철학자, 심리학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John Dewey)는 보고, 듣고, 느낀 것들, 즉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것들을 반성적 작용을 통해 다시 조직하고 구조화해 지식을 생산한다고 했다. 이런 교육 과정을 ‘경험의 재구성’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원어민 세대가 이미 학습한 정보통신기술 경험은 단순한 사용자로서의 경험만이 아닐 것이다. 이 경험을 다른 곳에서도 편리하게 활용하고 싶어 한다. 적용 기술의 원리와 기술을 배우면 ‘경험의 재구성’ 방법으로 또 다른 곳에 적용할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는 잘 쓰고 잘 다루는 것을 넘어, 산재해 있는 디지털 정보를 이해하고, 선택하고, 편집하고 가공해 새로운 지식으로 창출하는 통합적 능력을 말한다. 디지털 정보기술 교육은 개인이 목표를 달성하고 지식과 잠재력을 개발해 지역 사회와 더 넓은 사회에 완전히 참여하려는 모두에게 필요하다. 기술혁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인문·사회·이학·공학을 구분하지 않는다. 디지털을 잘 쓰고, 잘 다루도록 체계적인 ICT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 영국, 중국 등은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단계에서 이미 컴퓨터 및 컴퓨터과학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이제까지 다르게 인식됐던 제품 또는 산업 간의 영역 구분이 없어지며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상호 융합한 디지털 컨버전스(Convergence, 융합) 형태의 융합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했다. 이후 어느 시기부터는 의도적인 디지털 혁신도 요구됐다. 융합기술(Converging Technology)은 문제 해결을 위해 탄생했다. 기계공학과 전기·전자공학이 연관된 메카트로닉스 분야, 경영학·산업공학·컴퓨터과학·심리학·수학·사회학 등이 관련된 서비스과학(Service Science) 분야, 바이오와 컴퓨터과학 분야가 연관된 바이오 인포매틱스(Bioinformatics) 분야 등이다. 문제가 복잡할수록 한두 가지의 지식과 기술로 해결하기 어렵고 더 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초연결·초지능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 적용을 넘어, 기술변화가 야기한 제품과 서비스가 연결되는 사회 변화에 초점을 둔다.

2016년 12월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부처 합동 발표 내용 중 ‘지능정보기술과 타 산업 기술의 융합’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2016년 12월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부처 합동 발표 내용 중 ‘지능정보기술과 타 산업 기술의 융합’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 정보통신기술(ICT)은 신기술이라기보다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보편적인 기술로 인지되고 있다. 여러 학문·산업 분야 융합기술로의 ICT 역할이 기대된다. 전공자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보편적 교육으로서 ICT 역량을 함양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일상생활 속 정보통신기술 경험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융합적 접근을 가능케 한다. 문제(Problem)란 현재의 불만족한 상황이 더 나아지도록 개선하거나 해결하기까지의 간격(Gap)으로 정의한다. 문제를 정의하면 논리적으로 접근해 창의적인 대안을 만든다. 우리의 상상이 디지털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 과정으로 전개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하루가 다르게 디지털 생활 환경은 다양하게 확대돼 가지만 교육 현실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상을 나눠준 대학 신입생에게 정보기술을 왜 배우는지 물으니 ‘배우지 않으면 사회에서 뒤처질 것 같다’고 했다. 또 ‘프로그래밍을 배우다 보니 실제로 일상에서 편하게 이용하는 것들을 구현하는 데에 얼마나 힘들까? 생각한 적도 많다’고 했다.

교육 현장에서의 정보기술 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한 정보기술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할 시점이다. 협업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으로 사고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새롭게 조합해 생각하도록 자극하는 교육이 절실하다.

 

여성신문은 한국여성정보인협회와 공동 캠페인으로 총 4회에 걸쳐 SW교육의 발전적 전략을 공유하는 칼럼을 게재한다. 한국여성정보인협회 소속 전문가들이 국내외 교육과정 혁신 사례, 정부·연구소·현장에서 본 SW교육의 방향을 짚는다.

AI 시대 대비, SW 공교육 확대부터 http://www.womennews.co.kr/news/215493

아이들 미래 위한다면 코딩부터 가르쳐야 http://www.womennews.co.kr/news/215484

불확실한 시대, 보편적인 디지털 교육의 중요성 http://www.womennews.co.kr/news/216300

정보기술 교육, 선택이 아니다 http://www.womennews.co.kr/news/217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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