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치과)병원 중 인권센터 있는 곳 단 4곳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국립대병원의 전공의 면접 평가항목에 ‘용모’ 기준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국립대병원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교육부와 각 국립대병원에 즉시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권 의원실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10곳 중 4곳(부산대병원, 강원대병원, 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과 국립대치과병원 4곳 중 1곳(경북대치과병원)에서는 ‘용모’를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남대병원은 레지던트 평가항목에 ‘용모’뿐 아니라 ‘복장’을 포함하고 있었고, 부산대병원은 아예 별도로 ‘중상모략의 기왕력이 있는 자’, ‘단체생활 및 재학 시 서클활동에 있어서 지탄을 받은 자’ 등을 ‘감점의 대상’ 항목으로 지침에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 의원은 “면접평가 항목에 시대착오적인 ‘용모’ 기준이 아직도 포함돼있고, 평가항목 전반이 예의, 품행, 발전 가능성, 정신자세 등 매우 추상적이어서 심사위원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며 “특히 부산대병원의 감점 항목은 철저히 조직 순응적인 사람만 선호하는 병원 조직문화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 국립대병원 10곳 중 별도의 인권센터가 설치된 곳은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단 3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대학의 경우 주로 총무과나 근로복지과 등에서 전담인력 1~2명이 인권침해 사안을 대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별 인권침해 사안 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인권센터가 있는 곳에 접수 건수가 많았다.

유형별 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폭언이나 언어폭력의 비중이 58.5%로 가장 높았고, 직장 내 괴롭힘(27.2%), 폭력ㆍ폭행(15.4%), 성폭력(7.7%) 순이었다. 권 의원은 “인권센터가 없는 곳은 사안 접수 건수도 적다”며 “병원 구성원들이 인권침해 사안을 호소할 수 있는 전담 기구부터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 선발기준은 복지부 ‘수련병원(기관)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에 따라 △필기(40%이상) △면접(15%이하) △의대ㆍ인턴근무성적(20%이상) △선택평가(실기 포함)(25%이하)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필기의 경우 의사국가고시전환성적(인턴)이나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주관하는 레지던트 필기시험을 반영하고, 면접 및 선택평가는 해당 수련병원에서 선발지침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권 의원은 “국가고시 성적으로 대체하는 필기시험은 학생들 간 변별력이 떨어져 면접이 당락에 영향을 더 많이 미친다는 게 중론”이라며 “의원실에서 전공의들을 인터뷰한 결과, 면접이 평판이나 교수들의 주관적 잣대에 따라 특정 성별, 특정 동아리, 특정 지역 출신들을 선발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답변이 많았다”고 말했다.

권 의원이 각 국립대병원의 임용 배점을 확인한 결과, 일부 병원의 경우 지침과 달리 면접 배점 비중이 1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인턴 면접 배점 비중이 20%, 전북대병원의 경우 레지던트 면접 배점 비중이 25%였다. 선택평가(실기, 영어 등) 배점이 아예 없는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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