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게 된다”
“검찰이 받기 싫은데 억지로 받는 것처럼 하라”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의 ‘고발사주’ 의혹을 제보했던 조성은씨 ⓒ뉴시스·여성신문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의 ‘고발사주’ 의혹을 제보했던 조성은씨 ⓒ뉴시스·여성신문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의 ‘고발사주’ 의혹을 제보했던 조성은씨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지난해 통화내용을 복구해 공개했다. 조씨는 자신의 휴대폰을 사설 포렌식업체에 의뢰해 김 의원과의 통화 녹취록을 복구했다.

조씨가 19일 MBC PD수첩을 통해 공개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4월3일 조씨에게 두차례 전화를 걸어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낸다”고 말했다. 

1차 통화는 2020년 4월3일 오전 10시 3분에 7분 58초 동안, 2차 통화는 오후 4시 24분부터 9분 39초 등 17분 37초 동안 이뤄졌다.

녹취록에서는 고발장 접수와 관련해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그쪽에다 이야기를 해놓겠다”,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라 나오는 것이다”, “(자신은) 이 건 관련해 쏙 빠져야 한다”고 고발장 접수와 관련해 당부했다.

김 의원은 또 “이동재(전 채널A 기자)가 양심선언하면 바로 키워서 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라며 “얘들이 ‘제2의 울산사건이다’, 선거판에 이번에는 경찰이 아니고 MBC를 이용해서 제대로 확인도 안 해보고, 일단 프레임을 만들어놓고 ‘윤석열 죽이기, 윤석열 죽이기’쪽으로 갔다. 그리고 얘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당시 이 전 기자의 양심선언은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었다. 김 의원은 이어 “‘안양 동안’에 나오는 민병덕이랑 얘들이 지금 배후거든요. 황희석이랑 얘들이 배후인데”라고 덧붙였다. 당시 총선에 출마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언유착’ 의혹 보도의 제보자 지아무개씨의 변호인이었고,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김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에 기록된 피고발인이었다. 

오후에 이뤄진 두번째 통화에서 김 의원은 고발장을 오전 통화에서 언급한 남부지검이 아닌 대검에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대검을) 방문할 거면 공공수사부 쪽이니까, 옛날 공안부장 있죠? 그 사람을 방문하는 것으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과정에서 자신은 드러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되는 거예요”라며 “차라리 그것과 전혀 다른 이미지(의 사람들이) 가야 한다. 예를 들면 ‘언론피해자’, 지금 언론장악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동원해서 가는 게 낫겠죠. 검찰색 안 띄고”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정도 보내고 나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준다. (중략) 검찰이 받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처럼 하고, 이쪽(당쪽)에서 항의도 좀 하시고”라며 지시했다.

고발장을 접수할 사람으로는 몸이 불편한 심재철 당시 원내대표를 지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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