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남녀 9대 1로 정원제한
최근 5년간 합격자 경쟁률 성별격차 3배
평균 합격점수도 남성이 10점 낮아

27일 오전 전북 익산시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21-2기 부사관 임관식'에서 신임 부사관들이 경례하고 있다.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지난 8월27일 전북 익산시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21-2기 부사관 임관식'에서 신임 부사관들이 경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 장교를 양성하는 육‧해‧공군 사관학교가 여성 선발 비율을 10%대로 제한해 성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평등 문화 조성을 위해 여생도 비율을 늘리라”고 권고했으나 국방부는 묵묵부답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각 군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육·해·공군사관학교에서 선발한 학생의 평균 남녀 성비는 9대 1을 유지했다. 2020년 육군사관학교는 남자 290명(87.9%), 여자 40명(12.1%)을 구분해 330명을 선발했다. 해군사관학교는 남자 150명(남자 88.2%), 여자 20명(11.8%), 공군사관학교는 남자 193명(89.8%), 여자 22명(10.2%)으로 215명을 선발했다.

여생도 선발 인원을 전체의 10% 수준으로 제한하면서 남녀 간 경쟁률에 큰 격차가 발생했다.

2020년 육군사관학교의 남학생 경쟁률은 27.6대 1일 때, 여학생 경쟁률은 82.9대 1에 달했다. 해군사관학교도 남학생 경쟁률은 25.6대 1, 여학생은 61.6대, 공군사관학교 남학생 경쟁률은 34.5대 1, 여학생은 92.2대 1이었다.

최근 5년간 육사 평균 합격점수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10점 높아 

최근 3년간 육군사관학교 남녀별 1·2·우선선발·종합선발 합격자 평균 점수 ⓒ기동민 의원실
최근 3년간 육군사관학교 남녀별 1·2·우선선발·종합선발 합격자 평균 점수 ⓒ기동민 의원실

유독 여학생에게 사관학교 입학문이 좁아 경쟁이 치열해지자, 합격점수도 남성 합격자의 평균 점수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사관학교의 합격자 평균점수를 보면 모든 과정에서 여학생의 평균 점수가 남학생보다 높았다. 최근 5년간 종합선발 남학생 평균 점수는 920.7점 여학생은 930.96점으로 10점이 넘는 차이가 발생했다. 

해군사관학교의 경우, 최근 5년간 학생부와 수능 점수를 반영하는 우선·종합선발은 평균 12.64점, 13.56점으로 성별 격차가 10점 이상 벌어졌다. 2020년 우선선발의 경우, 여학생 합격 점수와 남학생 합격 점수가 26.1점이나 차이가 났다.

공군사관학교도 2차·우선선발 평균 점수는 남학생 95.84점, 210.34점으로 여학생 평균 점수인 99.9점, 215.36점보다 모두 낮았다.

경찰대 정원제한 없애 여성 비율 22% 증가
2017년 인권위 “여생도 비율 늘려라” 권고

여성 정원을 제한했던 경찰대학은 올해부터 남녀 통합모집을 실시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학년도 경찰대 최종합격자 50명 중 여성은 11명(22%)이었다. 예년보다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경찰대는 학교가 세워진 1981년부터 남학생만 뽑다가 1989학년도부터 여학생을 선발했으나 비율을 10%대로 제한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해군 여성대위 사망사건을 계기로 성폭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막고 군 내 성평등 문화 조성을 위해 사관학교 여생도 비율을 늘리는 등 여군 인력 증대를 위해 노력하라고 권고했다.

기동민 의원은 “첨단무기의 안정적 운용이 전투력에 직결되는 미래전은 단순한 체력전이 아니다”라며 “여성이 가지고 있는 섬세함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대는 올해 남녀 통합모집을 실시한 후 여성 합격률이 22%에 육박했다”며 “육해공군 사관학교 역시 시대적 추세에 따라 남녀 정원비율을 조정하고 능력에 맞게 선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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