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등 신경성 질환·우울증·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순
인력 처우 문제도…상담사 70%가 비정규직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마련된 찾아가는 선별진료소에서 시장 종사자가 검사를 받고 있다.
9월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마련된 찾아가는 선별진료소에서 시장 종사자가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의료진, 확진자 등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상담 인력의 ‘코로나 블루’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상담사 10명 중 8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별 운영 형태 및 상근인력 현황’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 ‘사회정신건강연구센터 운영: 정신건강 복지서비스 제공 인력 보호 및 회복 지원 전략’을 5일 공개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20년 9월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센터) 상담사 2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센터 상담사들은 코로나19 대응인력과 확진자, 격리자 등에 전화 및 대면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센터의 여성 상담사가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성 인력 비율은 78.6%에 이르렀다.

센터 인력 중 65.5%는 정신적 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통 등 신경성 질환이 64.6%로 가장 높았다. 우울증(7.7%),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5.5%)가 뒤를 이었다.

센터 상담사들의 우울 수준을 살펴본 결과, 응답자의 약 38.2%가 경미한 수준부터 심한 수준까지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었다(우울증 평가도구 PHQ-9 활용).

센터 인력 중 42.7%는 일상 중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감의 원인 1위는 자살, 자해, 폭력 등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환자 안전사고(84%)였다. 상급 기관의 무리한 업무 요구(72.3%), 폭언·폭행·성추행을 행사하는 이용자(69.1%)가 뒤를 이었다.

전국의 기초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센터 244개소에서 근무하는 상근 인력 3224명 중 약 70%에 달하는 2276명이 비정규직이다. ⓒ남인순 의원실

센터 인력의 처우 문제도 지적됐다. 전국의 기초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센터 244개소 중 123개소(50.4%)에서 상근인력의 100%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총 상근 인력 3224명 중 약 70%에 달하는 2276명이 비정규직이다.

아울러 센터 상근인력의 평균 근속연수는 3.3%에 불과하고, 2년 이하 근속자 수가 1838명(57%)으로 드러났다.

남인순 의원은 “짧은 근속연수의 원인은 계약직 위주의 불안정한 고용형태, 과도한 업무량 및 업무 스트레스 등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이는 종사자의 경력 단절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의 소진 및 건강관리를 위한 보건복지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인순 의원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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