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 "소셜미디어가 분열조장, 민주주의 약화"

미 CBS방송 '60분'에 출연해 자신이 페이스북 내부폭로자라고 밝힌 프랜시스 하우겐 ⓒCBS 화면 갈무리
미 CBS방송 '60분'에 출연해 자신이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라고 밝힌 프랜시스 하우겐 ⓒCBS 화면 갈무리

페이스북이 지난 1월 6일 있었던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사태 등 폭력을 조장하는 정치 주장이나 음모론, 가짜뉴스 등을 전파하는 수단으로 자신들의 플랫폼이 활용되는 상황에 대한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방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 5월까지 2년 넘게 페이스북의 '시민사회 신뢰향상' 팀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했던 프랜시스 하우겐은 지난 3일(현지시각) CBS 방송 간판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에 출연해 자신이 내부고발자라고 밝히고 페이스북의 내부 보고서들에 실렸던 내용들에 대해 폭로했다.

하우겐은 "페이스북은 공공의 이익과 기업의 이익 사이에서 늘 기업의 이익을 택했다"며 "페이스북은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할 마음이 전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우겐은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횡행했던 각종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페이스북이 사실상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폭력을 조장하거나 음모론을 주장하는 자극적인 게시물이 많이 노출될 수록 이용자들이 플랫폼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이런 게시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그릇된 길"을 가게 됐다고 말했다.

하우겐은 또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이 10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알면서도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소녀들 중 32%가 자신의 몸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느끼고 있으며 인스타그램은 이런 느낌을 더 악화시킨다고 답했다. 또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10대들 중 영국 사용자의 13%, 미국 사용자의 6%가 인스타그램이 이를 더 강화한다 응답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유명인의 경우 '특별관리'해 인종 차별 발언이나 가짜뉴스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하우겐은 상원 소위원회 청문회에 앞서 기자들에게 공개된 서면 증언에서 "소셜미디어가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조장하며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회사의 경영진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더 안전하게 만들 방법을 알고 있지만 엄청난 이익을 앞에 두었기 때문에 필요한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하우겐은 "의회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컴퓨터 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하우건은 구글과 핀터레스트 등에서 15년 동안 일하다가 페이스북으로 직장을 옮겼다. 그가 페이스북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인터넷 음모론 때문에 자신의 친구가 목숨을 잃은 사건 때문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인터넷에서 가짜뉴스를 없애겠다는 생각에 페이스북에서 '시민사회' 팀에서 일하게 됐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