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년대 조선 후기부터 1945년 광복까지
교회 이끌고 세운 기독 여성 이야기
10월6일까지 새문안교회 1층 갤러리

새문안교회가 창립 134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내 최초 ‘기독교 여성사’ 특별전 ⓒ새문안교회

새문안교회(관장 원영희 장로, 서울 종로구)는 창립 134주년을 맞아 국내 최초 ‘기독교 여성사’ 특별전시를 오는 10월6일까지 1층 갤러리에서 연다. 

교회역사관이 주최한 이번 전시는 여성들이 복음을 받아들인 1880년대 조선 후기부터 1945년 광복까지 새문안교회를 이끌고 세워온 여성들이 이야기다. 전시의 주제는 ‘어머니, 그대 이름은 여성’이다. 제직회록과 당회록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실들에 기초한 내용이 전시됐다. 새문안교회 측은 “교회 역사의 한 축을 이뤘으나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선교사와 신도의 활동이 이번 전시를 통해 널리 알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1939년 5월9일 여전도회가 자신들이 지원하던 뚝섬교회를 방문한 뒤 뚝섬유원지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새문안교회

이번 전시에 조명되는 여성 선교사는 해리엇 깁슨, 애니 앨러즈 등 10명이다. 우리나라 여성 선교역사는 1885년 6월 파송한 깁슨, 앨러즈로부터 시작됐다. 1888년 깁슨과 성경 공부를 한 4명의 여성이 언더우드 선교사에게 최초로 세례를 받았다. 당시 앨러즈 선교사가 가르친 소녀들이 새문안교회의 초기 여성교인이 됐다.

새문안교회 첫 여조사(전도 부인)는 전덕애다. 그는 언더우드 호튼 여사와 함께 황해도까지 동행하며 전도하고, 이미 복음을 받아들인 여인에게는 서울의 ‘전도부인 훈련코스’에 입학하도록 했다. 집마다 전도 책자를 나눠주며 여성들에게 성경을 가르쳤다.

당시에는 내외 구분과 남녀 유별이 엄격하게 지켜졌다. 이에 여성의 안방을 직접 찾아갈 수 있는 여자 권서가 필요했다. 이들은 여성을 찾아다니며 부녀자의 방에 들어가 글을 모르는 여성들에게 한글을 가르쳤고, 성경을 읽어줬다. 이들의 노력으로 많은 부녀자가 문맹에서 벗어나게 됐다.

새문안교회는 또 면려회, 찬양대, 가정사경반, 권찰회, 유치원 및 부인전도회 등 활동상황도 상세히 전시했다. 

박장미 권사가 새문안교회 ‘기독교 여성사’ 특별전에서 해설 중이다. ⓒ새문안교회

이상학 새문안교회 담임목사는 “실질적으로 교회의 살림을 도맡으며 이름 없이 헌신한 믿음의 여성 선배들의 여정을 돌아보고, 오늘과 내일을 열어가는 다음세대 여성들에게 깊은 감동과 도전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장미 새문안교회 권사는 “교회에서 여는 최초의 여성사 전시다. 교회와 이웃을 위해 헌신한 여성들을 조명했다. 많은 분이 오셔서 기독교 여성사 전시를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주말과 공휴일에도 전시를 볼 수 있다. 입장 시 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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