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AP/뉴시스
세계보건기구 ⓒAP/뉴시스

에볼라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해 콩고에 파견됐던 세계보건기구(WHO) 직원들과 현지고용 직원들이 수년간 현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를 한 사실을 WHO가 확인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WHO의 독립된조사위원회는 29일(현지시각)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외신들은 취업이나 계약 유지를 대가로 여성들에게 성관계를 강요했으며, 거절한 경우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보도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83명의 용의자 중 적어도 21명이 WHO 직원이며 9건의 강간 혐의를 포함한 성착취가 저질러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에볼라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파견되거나 현지에서 고용된 WHO 직원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0명이 넘는 여성들이 2018년과 2020년 사이에 WHO 직원들로부터 취업을 댓가로 성관계를 요구받았다는 폭로를 한 뒤 시작됐다.

위원회의 말릭 콜리밸리(Malick Coulibaly)는 언론 브리핑에서 "심사단은 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성적인 관계나 그들의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일자리를 약속받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착취를 당한 여성들 중 29명이 임신했으며 일부는 직원들로부터 낙태를 강요받았다"고 덧붙였다.

피해 여성 중에는 13세 소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업무상 위법 행위에 해당하는 개인 비위 행위가 있었다”며 “경제적 여유가 없는 중앙아프리카 국가들은 명백한 구조적 실패와 준비 부족으로 성적 착취와 학대 사건을 관리할 준비가 안 됐다. 이런 굴욕적 사건에서 취약한 피해자들은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지난 2019년 WHO 고위 관계자 중 일부가 이러한 성적 학대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를 제지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이와 연관된 관계자 중 1명은 승진했다고 덧붙였다.

WHO는 피해 여성들에게 배상금을 주고, 친자 관계 확인 및 여성의 권리 주장 등을 위한 DNA 검사 지원을 권고했다.

테워드로스 애드하놈 게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먼저 희생자와 생존자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당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된 WHO 직원들이 자행한 짓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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