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칼럼] 오징어게임? 대장동의 VIP를 밝혀라
[김효선 칼럼] 오징어게임? 대장동의 VIP를 밝혀라
  • 김효선 기자
  • 승인 2021.09.28 11:25
  • 수정 2021-09-2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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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스틸컷.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스틸컷.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화제다. 넷플릭스 컨텐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줄다리기, 구슬뺏기 등 한국 사람의 유년시절 놀이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상은 어처구니 없는 살인 유희다.

어디인지도 모르는 게임 장소에 모인 456명의 참가자들.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지고 삶의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이 돈을 찾아 모였다. 1인당 1억씩의 상금이 늘어나 최종 승자는 456억원을 차지하게 돼 있다. 패자들은 바로 총살당해 피를 쏟으며 거꾸러지는 걸 보면서도 참가자들은 게임을 계속해 나간다. 공중에 떠있는 거대한 투명공 안의 5만원권 현금 덩어리를 보면서 목숨 걸기를 멈추지 않는다. 빚 독촉에 시달리는 지옥 같은 생활이 기다리는 지라 기회가 주어져도 죽음의 게임을 선택하는 사람들이다.

애초부터 오징어게임 참가자가 승리할 확률은 없다. 참가자는 다 죽게 돼 있다. 최종 승자조차 이 게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죽음만이 유일한 이 게임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아예 참가하지 않는 것이 이기는 길이지만 절박한 부채의 현실에서 수백억의 로또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게 비극이다.  

오징어게임에는 세 계급이 등장한다. 맨 아래는 가장 큰 희생자인 456명의 참가자들이다. 도박중독자, 횡령한 증권사 직원, 깡패, 외국인노동자, 소매치기, 조선족, 사이비 목사 등 경제적 극한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나가 죽으나 여기서 죽으나’ 마찬가지인 이 참가자들은 천장에 매달린 투명공 안의 수백억 현금을 ‘그나마 허락된’ 기회라고 생한다. (여성캐릭터들은 희생적인 모성, 성매매, 감성, 나약함 등 고정관념을 한치로 벗어나지 못했다. 좀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했다면 훨씬 입체적인 작품이 되었을 듯하다. 젠더적 접근은 아예 관심 밖인 것 같아서 굳이 얘기하고 싶지 않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스틸컷.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스틸컷. ⓒ넷플릭스

두 번째 계급은 일꾼 부대다. 유니폼을 입고 가면을 쓰고 신분 노출과 대화가 허용되지 않는 로봇처럼 행동한다. 시키는 대로 복종하며 참가자를 통제한다. 세 번째는 오징어게임을 만든 VIP계급들이다. 오징어게임을 스포츠 경기 하듯 즐긴다. 호화스러운 동물 가면을 쓰고 대화한다. 서로 잘 알고, 게임의 절박감이 고조될 때부터 관람한다.

VIP들이 이런 살상 엽기게임을 만든 이유는 색다른 재미를 찾기 위해서다. 돈이 아주 많은 이들은 뭘 해도 재미가 없다고 한다. VIP 중 한 사람은 좀 더 짜릿한 재미를 위해서 본인이 직접 참가했다. 오징어게임이 좀 더 짜릿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의 도구가 사람의 목숨이었기 때문이겠다.

패자 부활전이 불가능하고, 부채가 삶을 집어 삼키고, 약자들이 도움 받을 곳이 없는 곳에 살고 있다면 그 사회는 이미 오징어게임이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인 위치에 따라 누구의 목숨은 게임의 도구가 되고 누구는 그 게임의 관전자가 되며 그 위치가 바뀔 수 없는 현실이 오징어게임장이다.  

대선의 화두로 떠오른 성남 대장동을 오징어게임과 연결시킨 건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는 전 화천대유 직원 곽병채 씨였다. 거액의 퇴직금 논란과 관련해 자신은 오징어게임의 '말'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그는 성과금과 위로금을 합한 액수라고 밝혔지만 50억 퇴직금은 우리나라 퇴직금 순위 10위 안에 드는 수준이다. 6년간 근무한 직원 곽병채가 '말'이었다면 이 판을 움직인 실세 VIP는 누구일까?

의혹과 관련해 등장하는 어마어마한 이름들. 대장동 VIP들의 가면을 벗기고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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