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여성신문·뉴시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여성신문·뉴시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데이트폭력으로 인해 국내에서 비공식적으로 1년에 100명 정도가 죽어 나간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1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국내에는 공식 통계가 없어서 여성단체에서 기사를 세어서 통계를 낸 결과 연인관계이든 혼인신고된 사람이든 1년동안 평균 100명이 죽어 나간다더라”라고 말했다.

‘데이트폭력’이란 단어 대신 UN 등 영미권 국가에서는 ‘파트너폭력’이란 단어를 사용한다며 "국내 가정폭력처벌법에는 혼인신고가 된 여성들만 보호해 주고 있다. 연인, 전 연인, 등을 포함한 파트너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가정폭력처벌법이 정말 오래 전 4인 이상 가구가 기본단위였던 시절에 만들어진 법으로 혼인신고가 된 가정만 보호해준다”며 법에 의해서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자와 없는 자가 구별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외국의 경우 가정폭력 가해자를 집에서 퇴거를 시키는데 국내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쉼터로 끌어내 대조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선 가해자가 집을 차지하고 못 들어오게 하면서 쉼터를 찾아가 괴롭힌다”며 “지속적으로 괴롭히다가 사망한 사건도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7월 발생한 ‘마포 데이트폭력 살해’사건 관련 가해자가 ‘주변인들에 연인 관계를 알렸다는 이유로 살해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이 교수는 “가해자의 자기변명을 경찰에서도 폭행의 동기라고 발표한 것일 뿐이고 그것이 진실인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로비에서는 황모(25)씨가 교제 중이던 가해자 30대 남성으로부터 수차례 폭행을 당해 숨졌다. 가해자는 쓰러져 의식이 없는 황씨에게도 폭행을 가했고 질질 끌고 다닌 장면이 CCTV에 잡혔다. 피해자 황씨는 3주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다. 황씨의 모친은 이같은 사연을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고 44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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