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저질러도 교도소에서 ‘19금 잡지’ 본다고?
성범죄 저질러도 교도소에서 ‘19금 잡지’ 본다고?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09.15 20:46
  • 수정 2021-09-15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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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소자, 유해간행물 아니라면
모든 출판물 구독할 수 있어
교정당국이 성인물 못보게 하자
수감자들 소송 나서 결국 승소
교도소 내부 수용자 시설.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사진
교도소 내부 수용자 시설.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사진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교도소 수감자도 ‘19금 잡지’를 마음껏 볼 수 있다. 교정 당국에서 제동을 걸 방법도 마땅치 않다. 죄를 뉘우치고 교화되기는커녕 그릇된 성 관념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14일 여성신문에 “현재 전국 교도소·구치소에서는 모든 성인 수용자에게 ‘19금’ 출판물 구독이 제한되지 않는다”며 “누구나 성인물을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체 구독가’인 ‘맥심’을 포함해 19세 미만은 볼 수 없는 ‘누드스토리’ ‘스파크’ ‘발그레’ 등의 누드 잡지나 성관계를 묘사하는 만화책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성범죄 등으로 들어온 재소자도 마찬가지다. 소년수의 경우 성인물을 구독할 수 없다.  

2017년 교정본부는 일선 교도소의 성인물 반입을 불허했다. 하지만 2018년 대구고법과 대구지법은 재소자 A씨(강간 등 상해죄)가 낸 성인물 불허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유해간행물로 지정되지 않은 출판물에 대해선 구독을 허가해야 한다는 형집행법 제47조 2항에 따른 것이다.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유해간행물로 지정하지 않으면 교정본부는 걸러낼 수 없다. 

당시 법원은 “재소자가 선정적이고 음란한 내용을 담은 잡지 등을 소지하면 건전한 사회 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다”면서도 “그 공익은 입법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불법 성인물 등 금지 물품이 도서를 가장해 반입될 수 있다며 반입 제한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이같은 법무부 지침이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침은 교정기관 내 수용자가 법률 도서와 외국어 도서, 시각장애인 도서, 수험서 등을 제외한 도서를 우송(우편으로 배송받는 것)· 차입(외부에서 민원실 등을 통해 넣어주는 것) 등을 통해 받는 것을 금지한 것으로 법무부가 2019년 11월부터 시행했다. 

인권위는 그러나 지난해 법무부의 지침에 대해 “수용자의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한 조치”이며 “헌법 제 21조에서 보장하는 수용자들의 알 권리와 정보 접근권을 침해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교정 당국에서 제동을 걸 방법이 마땅치 않자,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형집행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성범죄 수용자에게 음란한 내용의 간행물 구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조 의원은 “집단 수용생활을 하는 교정시설 특성상 수용자들끼리 잡지·도서 등을 돌려볼 수 있다”며 “이 중 음란한 내용과 사진이 포함된 간행물을 성범죄 수용자가 보게 돼 간접적인 방법으로 성욕을 충족할 경우 왜곡된 성관념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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