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광주, ‘무상 생리대’ 약속 언제 지키나
경기·광주, ‘무상 생리대’ 약속 언제 지키나
  • 김규희 기자
  • 승인 2021.09.09 17:35
  • 수정 2021-09-09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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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현황 점검]
경기 시군 31곳 중 14곳(45%)만 시행
17곳(54%)은 예산 부족 등 사유로 미실시
광주 “9월 말부터 보편지급 진행하겠다
생리대 제공방식 고민하다 늦어”
경기도와 광주광역시가 7월부터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지원사업’을 시행하겠다던 약속을 어겼다. 사진은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광주시청·경기도청 홈페이지

경기도와 광주광역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약속한 ‘7월 무상 생리대 지급’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예산 부족’과 ‘생리대 제공방식 논의’을 이유로 들었다. 코로나19로 ‘월경빈곤(생리대 빈곤)’층이 늘어날 수도 있는 만큼, 청소년의 보편지급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여성 청소년 절반 넘게 생리대 지급 못 받아

경기 31개 시군 중 17곳(54%)에서 보편지급을 하지 않았다. 광주광역시는 지급 시기를 2개월 늦춰 오는 9월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정 디자이너

경기 31개 시·군 중 17곳(54%)에서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수원(118만명) △고양(108만명) △용인(107만명) 등 인구가 100만이 넘는 곳들이 빠졌다. 인구가 많을수록 예산 규모가 커져 재정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마혜란 수원시 청소년지원팀장은 “수원시에서 보편지급을 진행하려면 42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시비 7, 도비 3 비율이라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며 “내년부터는 시행할 수 있도록 고양, 용인 등 규모가 큰 기초지자체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현재 보편지급이 이뤄지는 경기 시·군은 △가평 △광주 △구리 △군포 △김포 △동두천 △안산 △안성 △양평 △여주 △연천 △이천 △포천 △하남 등 14곳(45%)이다. 14개 시군에 거주지가 등록된 여성 청소년(만 11~18세) 총 10만9242명이 하반기 지급 대상이다. 이들은 7~12월 6개월간 총 6만9000원(월 1만1500원씩)을 지원받는다. 비용은 지역화폐 카드에 충전되며 CU나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구입할 수 있다. 총예산은 163억원(도비 49억원, 시군비 114억원)이다.

경기는 17개 광역지자체 최초로 보편지급을 시작했다. 2019년 4월 전국 최초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제정한 경기 여주시의 사업을 확대, 2020년 1월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2021년 7월부터 시행했다. 경기는 2021년도 하반기까지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사업을 진행하고, 내년에 다시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보편지급에 참여할 기초지자체를 모집할 예정이다.

광주, 예산 부족으로 고교생 먼저 보편지급…9월 말부터 시행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nbsp;제정한&nbsp;5개 광역지자체(서울·대구·인천·광주·경기)&nbsp;모두 제도 시행을 미루고 있다. ⓒ이은정 디자이너<br>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제정한 5개 광역지자체(서울·대구·인천·광주·경기) 모두 제도 시행을 미루고 있다. ⓒ이은정 디자이너

광주도 7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교생을 대상으로 지급을 하지 않았다. 광주는 경기에 이어 “7월부터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고, 2020년 7월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조례’를 가결했다. 다만 예산 확보가 어려워 고교생(만 16~18세)에게 먼저 지급하고, 단계별로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단독] 1년 넘게 ‘무상 생리대’ 미루는 서울·대구·인천·광주·경기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190)

광주는 9월 말부터 청소년에게 신청을 받고, 생리대를 지급할 계획이다. 정요심 광주시 청소년팀장은 “보편지급을 빨리 추진해야 했는데 내부 협의로 시기가 늦춰졌다. 지원비용이 생리대 구입에 쓰였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학생들이 생리대 구입 영수증을 담임교사나 보건교사에게 확인받는 형식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9월 말부터는 신청·지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광주에서는 교육청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연계해 보편지급을 진행한다. 관내 고교에 재학 중인 만 16~18세 여학생과 학교밖청소년 총 1만9827명이 대상이다. 총예산은 13억7600만원이다. 이들은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총 6만9000원(월 1만1500원씩)을 지원받는다. 지역화폐(6만원)와 현물(생리대·9000원) 지원을 동시에 받는다. 광주는 2021년도 하반기까지 실시하고, 추후 다시 지급대상과 예산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제정한 광역지자체는 경기와 광주 외에도 서울, 대구, 인천이 있다. 서울과 인천은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의 근거 법률인 ‘청소년복지지원법’이 시행되는 2022년 4월에 맞춰 보편지급을 시행할 계획이다. 대구는 코로나19 탓에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보편지급 시행을 무기한 연기했다.

보편지급이 시급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청소년의 월경빈곤이 더욱 극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월경용품 구입 부담이 늘어났는가’라는 질문에 청소년 47.8%(590명)가 그렇다고 답변했다(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운동본부, 2021년 5월 만11~24세 청소년 1234명 참여). 응답자들은 ‘등교일수가 줄어 학교에서 월경용품을 지원받기 어려워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거나 부모의 수입이 줄었다’고 말했다.

2016년 ‘깔창 생리대’ 파동 이후 여가부는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월경용품을 지급했다. 하지만 대상 청소년은 전체의 7% 미만으로 알려졌다. 월경빈곤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자체의 생리대 보편지급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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