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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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집게 손 모양’이 들어간 포스터를 두고 논란이 일자 사과한 것을 두고 한국여성민우회가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된 통념을 확산시켰다”고 비판했다.

민우회는 18일 “논란에 대한 명확한 검토가 부재한 채로 논란을 잠재우는 데 급급한 대응이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지난 6일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의 게시물을 인용해 “인천지하철 역사 스크린도어에 부착된 홍보물에 소위 '남성 혐오'를 뜻하는 손가락 모양이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라고 보도했다.

행정안전부가 제작, 배포한 황사·미세먼지 국민행동요령 수정 전 이미지. ⓒ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가 제작, 배포한 황사·미세먼지 국민행동요령 수정 전 이미지. ⓒ행정안전부

행안부는 논란이 일자 “남성 혐오 논란을 불러온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 10일 공식 사과했다.

민우회는 “일부 남성 집단은 홍보물 이미지에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인 ‘메갈리아’ 로고의 집게손가락이 사용되었으며, 이 손모양은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조롱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또한 이들은 집게손가락이 등장하는 모든 홍보물을 찾아내 관련 정부 기관, 기업 등에 집단 항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구현하고, 부정의한 사회의 변화를 추동하는 실천이자 이론”이라며 “그러나, 일부 남성 집단은 남성 개개인을 공격하는 사상으로 왜곡하고 반발하며 페미니스트와 여성들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성이 사용하는 단어부터 머리 모양, 손모양 등을 대상으로 ‘남성 혐오’와 연결 짓고, 이를 재생산하며 공격하는 방식을 놀이로, 자기 효용감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여성을 공공의 적이자 표적으로 삼아 검열하고, 공격하며 관심을 이끄는 여성혐오적 놀이 문화가 일상이 된 현실을 정부 기관, 정치권, 기업, 언론 그 어떤 주체도 정확히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10일 홍보물 이미지에 사용된 ‘집게 손가락 모양’을 두고 논란이 일자 “남성 혐오 논란을 불러온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행전안전부
행정안전부는 10일 홍보물 이미지에 사용된 ‘집게 손가락 모양’을 두고 논란이 일자 “남성 혐오 논란을 불러온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행전안전부

민우회는 “정부는 페미니즘을 전반적 국정철학과 정책에 반영하여 성차별을 시정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 책임이 있다”며 “그러나 행안부는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여성에 대한 무분별하고 비합리적인 혐오와 공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였다. 또한, 합리적인 판단 없이 일부 남성 집단의 주장을 공적인 여론으로 수렴하였으며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여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된 통념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또한 “행안부의 숙고와 통찰 없는 기계적인 대응은 일부 남성 집단의 부적절한 행동을 부추기는 악순환적 결과를 낳았다”며 “비합리적인 주장을 수용하고 사과할 것이 아니라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감 있는 대응에 나서야 했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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