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11개월 만에 첫 공판 출석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활동 당시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활동 당시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후원금 유용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기소 11개월 만에 열린 첫 정식재판에서 “32년간 정대협 활동가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살아왔다”고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11일 윤 의원과 정의연 이사 A씨에 대한 첫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윤 의원과 A씨는 지난해 9월 보조금 관리법·기부금품법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정대협이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법률상 박물관 등록 요건인 학예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윤 의원이 학예사가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신청해 등록함으로써 2013∼2020년 정부 보조금을 부정수령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검찰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 기금 조성 과정에서 개인계좌를 이용해 모금했고, 이 중 일부를 개인 용도로 썼다고 보고 있다. 

이날 법정에 선 윤 의원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은 윤미향의 사조직이 아니다”라며 “저를 포함한 3인의 공동대표도 회원단체의 추천을 받아 선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진행된 혹독한 수사로 저와 제 가족, 정대협 선배가 상처를 받아 가슴이 아팠다”며 “국내 언론뿐 아니라 해외 한인사회 신문, 일본 언론, 인터넷 공간에서 저는 이미 악마가 됐다”고 호소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한분 한분 돌아가실 때마다 할머니 몫까지 다 하겠다고 무덤 앞에서 드린 약속이 겹겹이 쌓여있다”며 “저와 A씨가 공모한 것은 어떻게 하면 할머니들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18분쯤 검은색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법원에 도착한 윤 의원은 “재판에서 진실이 드러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6차례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선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 의원의 다음 공판은 9월 17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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